방대한 데이터 수억 회씩 분석…자산배분 최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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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어드바이저 투자는 인공지능(AI) 기술의 진화와 함께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수억 회씩 분석해 최적화된 자산 배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투자자의 심리까지 반영해 자동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수준에 이르렀다.

로보어드바이저기업은 대부분 이공계 출신이 주도하고 있다. 핀트를 운영하는 디셈버앤컴퍼니의 송인성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기술책임자는 서울과학고와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한 뒤 네이버와 엔씨소프트를 거쳤다. 이 회사 김일희 고문 또한 KAIST 수학과를 나와 프린스턴대에서 수학 박사 학위를 땄다. 에임(AIM)을 창업한 이지혜 CEO도 공학을 전공하고 월스트리트의 글로벌 퀀트 헤지펀드인 아카디안자산운용에서 일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성원 100명 중 60~70명이 이공계 인력”이라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AI가 학습할 데이터다. 많은 기업이 국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투자 데이터가 많은 미국 시장부터 시작한 이유다. 데이터의 종류 또한 고도화하고 있다. 장기 주가 흐름, 거래량, 재무제표 등의 정형 데이터는 물론 뉴스, SNS, 음성 등 비정형 데이터까지 수집·분석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디셈버앤컴퍼니의 알고리즘 ‘프레퍼스’는 투자 대상 관련 데이터를 수억 회 실시간 시뮬레이션하며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 에임의 알고리즘 ‘에스더’는 금리정책, 물가상승률 등 거시경제 변수뿐만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얼마나 위험을 꺼리는지도 수치화해 반영한다. 이를 과거 사례 등과 결합해 최적의 결정을 내린다. 양적완화 등 비교적 새로운 정책 변수에 대해선 때때로 전문가의 판단을 추가로 알고리즘에 적용해 매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I는 감정을 배제할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폭락장이 와도 투매보다는 이성적인 대응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콴텍이 개발한 AI 솔루션은 24시간 실시간으로 시장 리스크를 감지하고 고객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한다. 시장 이상 신호를 AI가 감지하는 경우 다단계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가동해 1단계에선 가장 위험한 자산을 일부 축소하고 상황이 악화하면 다음 단계에서 일부 추가 축소하는 식이다. 2022년 인플레이션 쇼크 당시 해당 알고리즘의 효율적인 대응으로 6개월간 코스피지수가 고점 대비 15% 하락하는 동안 콴텍은 -6%로 자산의 낙폭을 줄일 수 있었다.

양현주/박한신 기자 hj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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