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도 웃는게 아니야”...갤럭시 대박 쳐도 삼성전자 2분기는 살얼음판

1 week ago 10

삼전 1분기 영업익 선방에도
美트럼프 ‘관세 폭탄’에 울상

베트남∙인도에 생산지 뒀는데
각각 46% 26% 관세 부과에
향후 美 시장 가격인상 불가피

‘쌍끌이 견인’ 어려워 반도체 중요

8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직원이 드나들고 있다. [김호영 기자]

8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직원이 드나들고 있다. [김호영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했지만, 이보다는 2분기를 크게 염려하는 분위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한국, 중국, 베트남, 인도, 브라질 등지에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미국 행정부는 이들 국가를 상대로 고율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주요 시장인 미국 내 판매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사진설명

8일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 실적에 대해 매출액 7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SK증권에 따르면,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이 4조8000억원, 반도체(DS) 부문이 90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모바일(MX)·네트워크 사업부가 4조50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져, 갤럭시 S25 시리즈의 글로벌 흥행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 2월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는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단기간인 21일 만에 국내 100만대 판매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또 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에 힘입어 메모리 사업부가 3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반해,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는 2조50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사진설명

하지만 이러한 ‘쌍끌이 실적 견인’은 2분기부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타이응우옌에서 월 1000만대에 달하는 모바일 기기를 생산하고 있고, 인도 노이다·첸나이에는 모바일 기기와 가전제품 공장을 두고 있다. 갤럭시 시리즈는 베트남에서 50%, 인도에서 30%, 한국·브라질·인도네시아 각각 10%씩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초 삼성전자의 생산 거점인 베트남에 46%, 인도에 26%에 달하는 관세를 각각 부과했다. 향후 미국 시장 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애플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애플은 전체 아이폰의 85% 이상을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로젠블랫증권은 앞서 관세 후폭풍에 아이폰16 프로 맥스 가격이 43%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 가운데 31.1%는 중국에, 29.3%는 미주 지역에 각각 수출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시장을 놓고 보면 미국이 가장 크다. 그만큼 미국 소비 심리가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을 준다.

삼성 갤럭시 S25 [사진 = 연합뉴스]

삼성 갤럭시 S25 [사진 =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관세 발표 이전에 이미 갤럭시 S25 시리즈 물량 상당수를 미국에 출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 하반기 출시될 갤럭시Z 폴드·플립 신제품은 관세 영향을 피할 수 없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반도체 부문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될 가능성이 작고, 세트 부문 영업이익 역시 1분기와 유사한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있다”면서 “HBM 주요 제품 출하가 확대되지 않는 이상 올해 실적은 스마트폰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로 인해 세트 부문 수요는 둔화할 것이라는 염려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실적 방어를 위해서라도 앞으로 메모리 이익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연구원은 “특히 2분기에는 메모리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설비투자 역시 보수적일 수 있다”면서 “생산량이나 출하량도 계획적으로 조절하면서 가격 상승세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쌍끌이 견인이 어려운 만큼 반도체 사업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삼성전자는 향후 공급망 점검에 나서는 한편 인공지능(AI) 제품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위기의 파고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앞서 “올해는 AI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수요를 잡도록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56% 오른 5만3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오전 한때 전 거래일보다 3.71%까지 올랐으나 점차 상승 폭을 줄였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진행하고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