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밖으로 나선 은둔청년이 건네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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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밖으로 나선 은둔청년이 건네는 위로

입력 : 2026.06.01 17:38

연극 '미미의 미미한 연애'
MZ세대 고립과 사랑 다뤄

'미미의 미미한 연애' 공연 장면. 마포아트센터

'미미의 미미한 연애' 공연 장면. 마포아트센터

"가정폭력범 문건식이 엄마랑 이혼하던 2016년 7월 28일. '미안해해! 미안해해!' 사과하라는 14세 귀여운 미미의 요청에 그는 아무 말도 남기지 않고 멀리 떠나갔어요. 그날 후로 '미안해'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아요. 그날부터 난 좀 안 귀여워진 거 같아요."

'귀엽다'는 MZ세대 최고의 찬사다. 멋진 물건을 봤을 때, 사랑하는 애인을 만났을 때, 그리고 스스로를 칭찬할 때 '귀엽다'란 표현을 쓴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귀엽지 않아졌다는 것은 또한 마주한 불행을 나타내는 최악의 표현인지도 모른다.

3일부터 서울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공연되는 연극 '미미의 미미한 연애'의 주인공 미미는 캐릭터가 그려진 귀여운 옷을 입고 노트북에 핑크색 하트 스티커를 붙이며 살아가지만, 답 없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마주하며 어쩐지 스스로를 귀엽지 않다고 여긴다.

미미는 23세 '쉬었음 청년'이다. 웹소설 작가 지망생이지만 작품 2편에 구독자 2명이 전부인 은둔 청년. 작품은 이런 미미를 불행의 대상으로 동정하지도, 발랄한 취향의 세대로 대상화하지도 않는다. 컬트 공포영화 취향,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옷과 장식, 노트북에 붙이는 스티커 같은 취향으로 삶을 미학화하고, 그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남자친구 기승과의 연애를 통해 하루하루를 견뎌왔다.

그러나 올라간 월세로 촉발된 금전적 갈등은 이내 미미의 무능함에 대한 지적으로 이어지며 관계를 끝장낸다. 기승은 도어록 비밀번호를 바꾼 채 이사를 가버린다. 삶을 지탱하던 연애라는 축이 무너지자 미미는 꽃무늬 벽지의 어머니 집으로 돌아오고, 가정폭력의 트라우마가 한층 거세게 덮쳐온다.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의 환영은 더 자주 나타난다.

2003년생 조민송 작가의 데뷔작이다. 극 중 미미와 동갑이다. 원제는 '아모레퍼시픽'이었다. 공연은 오는 7일까지.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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