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투명 천으로 지은 집에 기억 담아… “경계 없어야 완벽한 집”

1 week ago 26

설치 미술가 서도호 개인展 전통 한옥서 유년 시절 보낸 작가 세계 미술관서 집 지어 기억 소개 어린 시절 스케치-초기작 등도 선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서 오늘 개막 현대인에게 ‘집’은 복합적인 의미를 갖는다.누군가에게는 투자용 자산이자 신분의 척도이고, 다른 누군가에겐 고단한 일상을 마무리하는 안식처이기도 하다. 현대미술가 서도호(64·사진)에겐, 움직이지 않는 ‘부동산(不動産)’이 아니라 몸과 함께 이동하고 호흡하는 ‘기억의 피부’다. 아파트 열풍이 불기 시작한 1970년대 서울. 서도호의 아버지 서세옥은 대목수를 모셔 와 6년에 걸쳐 한옥을 지었다고 한다. 모두가 현대식 주거를 향해 달려갈 때 전통 한옥에서 유년기를 보낸 작가는, 반투명한 천으로 세계 곳곳의 미술관에 집을 지으며 자기의 기억을 펼쳐 보인다. 집을 비롯해 30년간 이어 온 예술 세계를 조망하는 전시가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막한다. 서도호 작가가 여러 도시에서 살아온 집의 기억과 흔적을 하나의 공간으로 재구성한 ‘완벽한 집: 런던, 호셤, 뉴욕, 베를린, 프로비던스, 서울’. 뉴시스 서 작가는 개막 하루 전 열린 간담회에서 “전시 부제를 ‘회향(廻向·불교에서 자신이 쌓은 공덕을 다른 이에게 돌려 함께 이룬다는 개념)’이라고 붙일까 마지막까지 고민했다”며 “한국 관객들에게 오랫동안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작품들을 나누는 회향의 마음으로 준비한 전시”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따로 부제를 달진 않았다. 전시는 외부 복도에 조성된 ‘시드 뱅크(seed bank)’로 시작한다. 작가가 유치원 시절에 그린 스케치부터 마당에서 주운 나뭇조각으로 만든 장난감, 유학 전 학창 시절의 초기작까지 쏟아져 나온다. 서 작가는 “어린 시절 작업을 공개하는 건 마치 옷을 홀딱 벗은 것 같은 기분”이라면서도 “공간이나 옷, 건축에 대한 조형적 씨앗이 이미 그 시기에 모두 배태돼 있었음을 발견해 놀라웠다”고 했다.이어 3전시실에선 드로잉 200여 점이 이어져 설치 미술로 익숙했던 작가의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실로 그린 드로잉은 젤라틴 티슈나 수제 종이 등 특수한 재료를 이용해 눈길을 끈다. 4, 5전시실에서는 작가의 본격적인 설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살았던 성북동 한옥 등 자신이 떠났거나 사라질 장소에 한지를 붙여서 흑연과 색연필로 문질러 흔적을 기록한 ‘러빙/러빙’이나 그가 살았던 여러 집의 문손잡이와 콘센트, 스위치 등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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