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강화로 위기감 고조…시스템 기반 안전 설계 필수
설계 오류와 부실시공 막는 통합 솔루션…해외 성공 사례 효과 입증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 2023년 건설사고 통계에 따르면, 한 해 동안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부상자 수는 7,215명으로 전년 대비 18.3%나 증가했다. 특히 공공 공사의 사망자 수는 40% 이상 급증하며 안전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을 인지한 탓인지 최근 정부가 연이어 발생하는 산업 현장 사망 사고에 칼을 빼 들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전방의적인 압박이 시작되며, 사고 발생 시 기업 대표까지 수사하거나 건설 면허를 취소하는 등 건설 사고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를 보이고 있다. 법의 칼날이 경영 책임자를 직접 겨누면서, 기업들 사이에서는 안전에 대한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이제 현장 근로자의 숙련도나 단순 교육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강화된 법적, 사회적 책임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온 지금, 사고를 ‘예방’하고 모든 과정을 ‘증명’할 수 있는 시스템 기반의 안전 설계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다. 이에 반복되는 건설 현장 사고의 원인을 시스템적 관점에서 짚어보고 그 해답을 찾아본다.
▲시스템의 실패…안전 고려한 ‘최적화 설계’ 절실
건설 현장의 사고는 대부분 ‘불가피한 인재(人災)’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숙련되지 않은 인력이나 무리한 작업 강행 등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곤 한다. 그러나 사고 보고서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그 이면에는 설계 오류, 구조해석 부재, 공법과 실제 시공 간 불일치, 설계에 부합하지 않은 저가의 자재 사용 및 외국인 근로자 급증으로 인한 시공 품질 저하 등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이 모든 과정의 이력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의 부재도 문제점 중 하나로 거론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23년 11월 발생한 경주 안계댐 관리교량 붕괴 사고다. 콘크리트 슬라브 타설 작업 도중 I형 거더(Girder; 건설 구조물을 떠 받치는 보)가 횡 비틀림 좌굴(옆으로 비틀리며 붕괴되는 현상)로 무너졌고, 작업 중이던 인부 8명 중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는 끔찍한 사고가 발행했다. 사고 분석 결과, 구조계산서에 의한 횡하중 검토가 미흡했고 중간 가로보 위치와 강도 산정에도 오류가 있었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여러 단계에서의 검증이 부재했던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판명됐다.
위의 사례뿐만 아니라 건축 다양성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건설현장의 복잡도도 날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고층화, 대형화, 복합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존 단일 공법이나 장비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현대 건설 발전의 요구를 다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반의 통합 시공 플랫폼이 건설안전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설계 검토부터 자재 선정, 현장 시공, 품질검증, 이력 추적까지 하나의 데이터 흐름으로 연결된 ‘스마트 건설’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국토교통부 또한 “건설산업의 생산성 혁신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시공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공정 관리를 주요 정책 방향으로 설정한 상태다. 이는 단순히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더 안전한 건설현장을 위한 필연적인 변화의 일환이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통합 프로세스가 해법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주목 받는 솔루션이 있다. 글로벌 건설 솔루션 기업인 힐티(Hilti)가 제안하는 ‘SPEC2SITE(스펙투사이트; Spec to Site)’다. 말 그대로, 설계(Spec; Specification)에서부터 시공 현장(Site)까지 전 과정을 연결해주는 End-to-End 솔루션이다.
SPEC2SITE는 힐티의 현장 맞춤형 설계 지원, 구조 해석,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컴퓨터상에 현실과 같은 입체 모델(BIM 모델)을 재현해 기획, 설계, 엔지니어링(구조, 설비, 전기 등과 관련된, 시공 및 유지관리, 폐기까지 가상으로 시설물을 모델링 하는 과정), 연동, 품질 보증, 시공 이력 관리 등 건설의 A부터 Z까지를 아우르는 통합 프로세스를 제공한다. 그 목적은 하나다. 안전한 설계와 품질 시공으로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게 된다.
SPEC2SITE는 SPEC2(설계)에서부터 시작된다. 밸류 엔지니어링(Value engineering)은 시공하는 제품, 서비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설계단계에서 구성 요소 및 재료의 기능을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둔 체계적이며 최적화된 설계 접근 방식이다. 재료 비용뿐만 아니라, 공사 비용인 인건비, 장비, 설치비와 운영비용인 유지보수 및 검사비용까지 고려하여 전체적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먼저, 힐티 스마트 디자인-프로피스 엔지니어링 프로그램(Smart design-PROFIS Engineering Program)은 규정을 준수하는 앵커 솔루션의 설계를 자동화된 방식으로 더욱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다. 보통 다양한 앵커종류 때문에 설계 하중에 따른 시행착오가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스마트 디자인은 힐티 프로피스 엔지니어링과 최적화 알고리즘 AI를 통합함으로써 구조 엔지니어링에서 최적의 다중 앵커 연결 설계를 위한 스마트한 제안이 가능하여 더욱 안전한 설계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간편하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 또한, KDS(Korea Design Standard; 한국 건축물 내진설계 기준) 설계 기준 코드뿐만 아니라 이외의 계산도 한 번의 클릭으로 손 쉽게 적용 가능하다. 또한 국내외 기준으로 변경하거나, 베이스 플레이트(Base Plate), 콘크리트, 용접, 스티프너 등 접합부 설계를 통합 계산할 수 있어 설계시간이 최대 50%이상 절감된다.
실제 A업체는 힐티의 프로피스 엔지니어링 프로그램의 스마트 디자인을 도입한 이후, 설계 시간이 이전보다 약 3분의 1 수준으로 단축되었다고 밝혔다. 설계 방식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고, 각 어플리케이션의 구조적 흐름과 근거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어 업무 효율이 크게 향상되었다는 평가다.
다음 단계인 2SITE(시공현장)는 현장에서 마무리되는 솔루션을 의미한다. 설계가 잘 되었다면, 그 다음은 현장에서의 시공이 관건이다. 힐티 세이프셋(SafeSet) 시스템은 천공과 동시에 홀 청소를 가능하게 해서 시공 절차를 대폭 간소화한다. 반복적인 앵커 설치 작업은 힐티 앵커 자동 주입건을 활용하면, 작업 시간을 단축하고 전체 공기를 줄이며 인건비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힐티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은 직관적인 UI를 바탕으로 누구나 손쉽게 공당 앵커 주입량을 산출할 수 있어 작업자의 숙련도와 관계없이 정밀한 시공이 가능하여 빠르고 정확한 앵커 설치로 현장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 마지막으로, 힐티 특별한 기술력인 어댑티브 토크 (Adaptive Torque, AT) 모듈 기술을 접목해 품질 편차와 내구성, 시공 안전성을 크게 개선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러한 힐티 시스템은 아파트 리모델링(이촌 현대, INNO 88) 및 대형프로젝트(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적용 됐으며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광주 2호선 등의 토목 프로젝트에도 적용 중이다. 원청, 감리, 그리고 시공 업체가 현장에서 더 빠르게(Faster), 더 간단하게(Simpler), 더 안전하게(Safer) 품질시공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이와 같이, 힐티의 SPEC2SITE는 이미 국내 주요 건설사와 공공 프로젝트에서 도입되어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구조 엔지니어는 “힐티의 SPEC2SITE의 도입 이후 현장 기준이 명확해졌고, 반복되던 시공 오류가 현저히 줄었다”며, “특히 설계 단계에서부터 구조 해석을 통한 사전 검증이 가능해진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해외 시스템 안전 시공 성공 사례가 증명
현장 인력의 숙련도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다. 반복되는 건설 사고와 생산성 저하를 해결하려면 설계부터 시공, 검증까지 모든 건설 과정을 하나로 통합하여 유기적으로 연결되게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런 의미에서 힐티의 SPEC2SITE는 단순한 기술 솔루션이 아니라, 건설 안전을 ‘예측 가능하고 관리 가능한 프로세스’로 바꾸는 변화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이 방식을 사용해 좋은 사례를 남기고 있다.
태국에 위치한 30년된 유나이티드해외은행(UOB) 건물은 노후화로 인해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실시했다. 해당 건물은 20층으로 되어 있으며 구조적 연결을 위해 기둥-보 접합부에 베이스플레이트 적용이 필요했고, 일부 연결은 매우 높은 전단 하중을 받았다. 설계자는 화재 적재 승인을 받은 후설치 앵커 시스템이 필요했고, 현장 제약으로 인해 케미컬 앵커 시공이 아닌, 기계식 앵커로 진행해야 했다. 이에 힐티에서 프로피스(PROFIS) 소프트웨어를 통하여 ACI 318-19 설계 방법과 태국 엔지니어링 협회 (EIT011008-21) 설계방법에 기반한 구조 계산 및 승인된 앵커제품 선정을 조속한 시간 내에 제출하였고, 현장에서는 앵커 시공 시연 및 설치자에게 교육을 진행했다. 이러한 신속한 대응과 전방위 협업을 통해 힐티 후설치 기계식 앵커인 HSL4와 HSA가 채택되었고, 더 안전하고 더 생산적인 품질 시공을 위해서 현장에서는 힐티 어댑티브토크(AT) 모듈 기술로 시공이 결정됐다.
두 번째 사례로 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던 이탈리아 볼로냐주의 마르코 폴로 중학교 내진 보강이다. 해당 건물은 2012년 에밀리아 지진 당시 비구조 요소들은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기존 구조를 보강하고 강성을 높이기로 결정되었다. 이에 힐티에서 프로피스(PROFIS) 소프트웨어를 통하여 EN 1992-1-1, EN 1998-1 설계 및 국가 규정에 기반하여 설계가 진행되었다. 주요 내진 보강 조치는 힐티의 RE 500을 활용하여 바닥의 강성 보강과 전단충전벽(shear-infill wall)의 추가 설치를 세이프 셋을 통해 진행되었고, 건물의 내진 성능은 기존의 10%에서 110%로 향상시켜, 최신 기준과 규정에 따른 신규 학교 건물의 요구 내진 성능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