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삼성전자가 25년 7개월 만에 코스피 시총 1위를 SK하이닉스에 내주면서 대세로 굳어질지에 이목이 쏠린다.

2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가 전 거래일 대비 5.61% 오른 291만90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보통주 기준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 시총은 2080조3782억원으로, 이날 0.14% 하락한 삼성전자(005930)의 시총 2066조6595억원을 소폭 뛰어넘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35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총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2000년 11월 21일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9년 7월 29일 처음 시총 1위에 올랐다. 당시 한국전력·한국통신공사(현 KT) 등 공기업이 시총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삼성전자가 이를 뚫고 정상에 처음 섰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4년 11월 4일 처음으로 시총 2위에 진입했으나, 본격적인 ‘반도체 투톱 구도’는 2016년 11월경부터 D램 슈퍼사이클 구간에서 부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삼성전자 시총은 230조원, SK하이닉스는 30조원으로 격차가 7배 이상인 ‘독주 체제’에 가까웠다. 이후 2023년 2차전지주 랠리 구간에서 SK하이닉스는 LG에너지솔루션에 잠시 2위 자리를 내주다 2024년부터 반도체 투톱 체제는 다시 굳어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양강구도’로 재편하기 시작했다. 두 종목의 시총 격차는 55~78% 수준에서 횡보하다 작년 6월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지며 균열이 시작됐다. 올해 5월엔 10%대로 바짝 추격하며 전월 말 대비 18.6%포인트나 급락했다.
추격의 배경은 AI 메모리 시장의 구조적 재편이 꼽힌다. HBM에서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메모리 대장주’ 프리미엄이 삼성전자 중심에서 하이닉스로 상당 부분 이동했다는 평가다. 실적 절대 규모에서는 삼성전자가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삼성전자는 HBM 품질 인증에서 뒤처지며 범용 D램·낸드·세트 등 사업 전반에 걸친 복합 사업구조의 한계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주식시장의 구조적 저평가 요인 해소는 역전을 허용한 배경으로 꼽힌다. 핵심 모멘텀은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다. 시장 안팎에선 오는 8월 ADR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DR 발행에 따라 마이크론을 보유한 펀드들의 즉각적인 편입이 발생하며 주가는 가파른 재평가가 발생할 것”이라며 “경쟁사 대비 현저한 저평가가 즉각적으로 줄어들 수 있고, 나스닥 및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편입 시 패시브 펀드 편입 수급을 받으며 재평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이날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430만원으로 대폭 상향하며 “글로벌 반도체 종목 중 2026년 선행 주가수익비율(PER)과 12개월 선행 PER 기준 10배 이하의 멀티플을 부여받고 있는 종목은 단 하나도 없다”며 “심지어 동사와 완벽히 같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마저도 이제 선행 PER 10배 이상을 부여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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