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사죄 기자회견을 열고 머리를 숙였지만 여권 의원들의 질타는 오히려 거세졌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 계정에 “정용진 신세계 회장의 사과는 ‘제2의 윤석열 개 사과’ 2탄이다. 안 하느니만 못한 회견”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타는 짚불에 기름을 부었다. 부족한 진상조사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국민 1호인 언론의 질문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리를 떠났다”다고 질타했다.
이어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에는 과거는 물론 지금까지도 진정성 없는 ‘오너 리스크’도 한몫을 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며 “매를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 회장이 세 번 머리를 숙이며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제 잘못”이라면서도 “지금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더 필요한 시기다. 각자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더 나은 세상을 미래세대에 넘겨주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우리 모두 같다고 믿는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정 회장 퇴장 후 진행된 진상 조사 결과 발표에서 신세계그룹은 마케팅 검증 결함 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당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번 사과 발표에는 왜 국민의 상처와 민주주의의 역사가 SNS와 마케팅 문구로 왜곡되며 반복 소비되고 있는지에 대한 사유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 계정에 “(정 회장이) 사과는 했다. 그러나 사과만 했다”며 “정용진 회장에게 국민이 묻는 것은 ‘죄송하다’는 말이 아니다. 국민이 묻는 것은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가’이다”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정용진 회장과 신세계그룹을 둘러싼 역사 인식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면서 ▲‘전태일 평전’을 ‘불온 서적’으로 낙인찍는 등의 2013년 이마트 직원 사찰 건 ▲2021년부터 정용진 회장이 SNS에 ‘멸공’ 해시태그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점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같은 해에는 우럭과 쇠고기 요리 사진에 ‘미안하다 고맙다’는 문구를 붙여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우롱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며 “그리고 급기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라는 이름의 마케팅이 진행됐다”고 적시했다.
아울러 “정말 묻고 싶다. 그 물병 이름에 ‘탱크’가 들어갔기 때문에, 하필 5월 18일에 ‘탱크데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냐.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까지 사용한 것도 모두 우연이냐”고 물었다.
이날 정 회장이 “전국 매장 직원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달라”고 읍소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번 일로 매장 직원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면, 그것은 국민 때문이 아니다. 문제를 일으킨 경영진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런데도 마치 국민의 분노가 현장 직원들을 향한 것처럼 말하며 서로를 이해하자고 하는 것은, 책임의 방향을 흐리는 일”이라며 “국민의 상처 앞에서 직원 걱정을 방패처럼 내세우는 태도야말로 끝까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개인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역사 인식의 부재를 드러내온 행적을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며 “신세계그룹과 정용진 회장은 말뿐인 사과가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답해야 한다. 역사를 왜곡하고 국민의 상처를 소비하는 장사치가 대한민국에 필요하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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