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검사 직무정지…계속되는 대북송금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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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뉴스1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뉴스1

국가정보원이 6일 국회에 북한 대남공작원 이호남이 2019년 7월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 국제대회가 열린 필리핀에 없었다고 보고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담당했던 박상용 검사는 쌍방울이 2019년 필리핀에서 이호남에게 방북비용 일부인 70만달러를 전달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법원 판결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이날 박 검사의 직무를 정지했다.

필리핀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 국제대회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호남에게 방북비용 70만달러를 전달한 곳으로 지목된 장소다. 국정원은 이날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특별감사 등을 통해 당시 이호남의 필리핀 부재를 입증하는 내부 자료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종석 국정원장도 지난 3일 국정조사 특위에서 “이호남이 당시 필리핀이 아니라 제3국에 체류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증언했다. 이 자리에서 해당 자금이 방북 비용이 아니라 김 전 회장의 카지노 도박 자금에 쓰였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같은 국정원 판단은 기존 검찰 공소사실과 배치된다. 검찰은 김 전 회장 진술을 토대로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에 800만달러를 보냈고, 이 가운데 300만달러의 방북 비용 중 70만달러가 필리핀에서 전달됐다고 봤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1심 유죄를 선고했고, 검찰은 이를 포함한 관련 진술을 토대로 이 대통령을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수사를 맡은 수원지방검찰청은 이호남이 명단에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불참을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호남이 가명을 사용하는 북한 공작원이라는 점, 행사 참석이 공식화된 김 전 회장조차 참석자 명단에 없었던 점, 이화영 측 변호인도 내세우지 않은 주장이라는 점 등이 근거였다. 박 검사는 이날 SNS에 “국정원 주장은 법원에서 배척된 주장을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며 “확정판결과 다른 내용이 새로운 증거라면 재심으로 판단받으면 될 일”이라고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비위 의혹의 중대성을 고려해 직무 수행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된다며 박 검사를 직무 집행 정지시켰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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