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봄 SNS
드레스보다 더 강렬했던, 박봄의 표정
이 사진은 말하고 있다 “나는 아직 여기 있어”라고
사진 속 박봄은 눈을 감고 있다.
마치 온 세상의 소리를 지워내고, 단 하나의 음만을 간절히 붙잡으려는 듯이.
드레스는 눈처럼 희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밤의 농도만큼이나 짙다.
의상은 눈부시고, 메이크업은 완벽하다. 그리고 박봄은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해 보인다.
이 사진을 보며 영화 <물랑루즈>의 니콜 키드먼이 떠올랐다.
무대 위에서 사랑을 노래하던 사틴.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었기에, 더욱 눈부셨던 사람.
박봄도 그렇다.
노래를 부르면서, 동시에 무언가를 떠나보내고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건 보내고 싶은 인연일 수도 있고, 한때의 영광이거나, 아주 오래전의 기억일지도 모른다.
손에 쥔 건 마이크지만, 박봄의 진짜 목소리는 입술보다 눈에서 먼저 들리는 것만 같다.
무대는 그녀에게 빛의 장소였고, 동시에 전장이었다.
박봄은 창 대신 한 줄의 가사로 관객의 마음을 찔렀다.
어떤 사람들은 그녀를 ‘과거의 아이돌’이라 말하지만, 이 사진은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한다.
“나는 아직 여기 있어. 노래하고 있어.”
이 한 장의 사진 속 박봄은, 아직 끝나지 않은 노래다.
PS.
무대는 끝났지만, 우리는 노래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게 당신이 여전히 특별한 이유입니다, 박봄.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