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민지(오른쪽)가 31일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 3라운드 1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뒤 캐디와 하이 파이브를 하고 있다. 박민지는 5타 차 열세를 뒤집고 역전 우승에 성공하며 마침내 통산 20승 고지를 밟았다. 사진제공 | KLPGA
[스포츠동아 김도헌 기자] 박민지(28)가 18번(파5) 홀에서 4.5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먼저 합계 10언더파 단독 1위로 정규라운드를 마쳤을 때. 챔피언조에서 각각 9언더파, 8언더파를 기록 중이던 김지윤2와 유현조는 3개 홀을 남긴 상태였다. 둘의 잔여 홀 결과에 따라 역전도, 연장 승부도 가능했지만 둘이 17번(파4) 홀에서 나란히 보기를 적어내며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이 상황만 놓고 보면, 운 좋게 우승한 것 같지만 속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다. 8언더파를 몰아친 박민지의 저력이 빛을 발한, 그야말로 짜릿한 역전극이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6승씩을 쓸어 담으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세로 군림했던 박민지가 돌아왔다. 2년 만에 챔피언 트로피를 추가하며 고 구옥희, 신지애(이상 20승)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마침내 통산 최다승 타이 기록을 작성했다.
박민지는 31일 경기 양평군에 있는 더스타휴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총상금 10억 원) 3라운드에서 버디만 8개를 낚아 8타를 줄였다. 선두 유현조(7언더파)에 5타 뒤진 합계 2언더파 공동 10위로 출발한 그는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해 김지윤(9언더파)를 단 1타 차로 따돌리고 시즌 첫 승 및 통산 20승에 입맞춤했다. 우승상금 1억8000만 원도 손에 넣었다.
1라운드에서 3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던 박민지가 2라운드에서 1타를 잃고 공동 10위로 밀렸을 때, 그의 역전 우승을 예상한 팬들은 거의 없었다. 2019년, 2020년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패권을 차지했던 박민지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묵묵히 타수를 줄여나갔다. 1번(파5) 홀 버디로 산뜻하게 출발해 전반에 3타를 줄인 뒤 10번~11번(이상 파4) 홀 연속 버디로 신바람을 냈다. 13번(파5), 16번(파4) 홀에 이어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 마침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박민지(오른쪽)가 31일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 3라운드 1번 홀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박민지는 5타 차 열세를 뒤집고 역전 우승에 성공하며 마침내 통산 20승 고지를 밟았다. 사진제공 | KLPGA
2024년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KLPGA 투어 사상 첫 단일대회 4연패를 달성한 뒤 2년 동안 우승 기쁨을 누리지 못했던 박민지는 “평소에 연습하면서 20승을 달성하면 어떻게 소감을 말할까 고민했는데, 오늘은 정말 기대하지 않았던 우승이라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웃었다.
“지난해 데뷔 후 유일하게 우승이 없었다. 내게 필요한게 무엇인지, 불필요한게 무엇인지 고민했다”면서 “이번 우승은 나를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보고 자란 선수들이 나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모범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때 단독 1위로 치고 나갔던 루키 김지윤은 17번 홀 보기가 아쉬웠지만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데뷔 후 최고인 단독 2위를 차지했고, 노승희와 이지현3가 8언더파 공동 3위로 뒤를 이었다. 올 시즌 첫 다승 고지 선점을 노렸던 유현조는 버디 1개, 보기 1개를 맞바꾸고 이븐파에 그쳐 김수지 장은수 이승연과 함께 공동 5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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