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분·기하 선택 안 해도 이공계 간다…"심화수학 역량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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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하지 않더라도 대부분 대학의 이공계 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률과 통계’ 쏠림이 심해지고 이공계 학생들의 수학 역량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5일 종로학원이 전국 4년제 대학 174곳의 2027학년도 정시 신입생 전형 계획을 분석한 결과, 166곳(95.4%)이 의약학 계열을 제외한 이공계 학과에서 미적분·기하를 필수 응시 과목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계 학과 대부분에서 미적분·기하를 응시 과목으로 지정한 대학은 서울대 1곳(0.6%)뿐이었다. 서울대 정시에 지원하려면 식품영양학과·의류학과·간호학과를 제외한 자연계열 전 학과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 중 한 과목을 반드시 응시해야 한다. 확률과 통계를 선택할 경우 해당 학과에는 지원할 수 없다.

일부 이공계 학과에 한해 미적분·기하를 지정한 대학은 7곳(4.0%)이다. 가천대(글로벌) 클라우드공학과, 경북대 모바일공학전공, 전북대·제주대 수학교육과, 충남대 수학과·수학교육과·정보통계학과, 충북대 수학과·수학교육과·정보통계학과 등이다. 전남대는 수학과 등 21개 학과에서 미적분·기하를 응시 과목으로 요구한다.

대부분 대학이 이공계 학과 지원자에게 미적분·기하를 요구하지 않으면서 올해 수능에서는 ‘확률과 통계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2026학년도 대입부터 주요 대학이 이공계 학과에서 확률과 통계를 인정하면서 심화하고 있다. 2025학년도 수능에서 45.6%였던 확률과 통계 응시 비중은 2026학년도 수능에서 56.1%로 크게 높아졌다. 종로학원이 지난달 치러진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응시생 4614명을 대상으로 자체 표본 분석을 한 결과에서도 확률과 통계 선택 비율은 전년 39.0%에서 올해 57.8%로 18.8%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추세가 2028학년도 수능 개편과 맞물리면서 이공계 학과 신입생의 수학 역량이 전반적으로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28학년도부터 수능 수학에서 문·이과 구분이 폐지되고 시험 범위도 공통 범위 중심으로 축소된다. 공통 범위에는 기하와 미적분Ⅱ가 빠진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공계 인재 양성을 강조하는 정책 기조와 달리 대학 현장에서는 수학 심화과목 요구가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대학이 별도의 보완 교육이나 선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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