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날면 주식 사라" 또 적중…공포에 산 개미들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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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날면 주식 사라" 또 적중…공포에 산 개미들 '환호'

한국과 미국, 일본 증시가 잇달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상승하고 있다. 지난 8일 S&P500지수가 전날 대비 0.84% 상승한 7398.93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냈으며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으로 처음 6만을 돌파한 닛케이지수도 63,000에 근접했다. 코스피지수 역시 7500에 다다랐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은 교착 상태지만 시장은 전쟁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군사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반복된 패턴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미국·이란 전쟁 특수성을 감안할 때 아직 완전히 안심할 때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의 빠른 적응

이번 전쟁 발발 후 S&P500지수는 32일간 약 7.8% 하락했다. 하지만 곧 반등해 45일 만인 지난달 13일 낙폭을 완전히 회복했다.

캐나다 최대 자산운용사로 운용 자산이 430조원에 이르는 RBC자산운용에 따르면 이는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20건의 전쟁 및 군사 분쟁과 S&P500지수 흐름을 분석해 내린 결론이다. 여기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평균 13거래일간 S&P500지수는 6.0% 하락해 저점을 찍은 뒤 28거래일 만에 회복했다.

구체적으로 1950년 북한의 남침 당시 S&P500지수는 15거래일 동안 12.9% 내려갔지만 56거래일 만에 낙폭을 만회했다. 3년에 걸친 전쟁 대비 짧은 시간에 시장이 회복한 것이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는 6거래일간 6.3% 떨어진 뒤 13거래일 만에 회복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에도 지수는 17거래일 동안 7.4% 떨어졌지만 27거래일 만에 원래 수준을 되찾았다. 미국 증시의 금언이 된 ‘미사일이 날아가면 주식을 사야 한다’가 경험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RBC자산운용은 “역사적으로 특정 분쟁이 지속되는 기간은 시장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전쟁이 반드시 증시에 부정적으로만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은 여러 차례 전쟁을 겪으며 일종의 학습 효과를 보여왔다”고 평가했다. 전쟁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을 키우지만 동시에 정부 지출 확대와 정책 대응을 통해 경기 부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특정 산업 영역이 타격받거나 일부 원자재 공급이 어려움을 겪더라도 경제가 여기에 빠르게 적응하는 탄력성을 보이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중동전’은 다르다?

다만 이 공식이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봐야 할 변수는 전쟁 기간이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물가 압박과 기업 비용 증가, 소비 위축 등 실물 경제 타격이 커져 증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RBC자산운용은 “2000년 이후 초래된 군사 충돌에서 전쟁이 장기전 성격을 띠면 S&P500지수는 12개월 뒤 평균 2%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핵심 변수는 미국 중앙은행(Fed) 금리다. 지정학적 충격이 증시에 비교적 더 큰 부담을 안긴 시기는 Fed가 금리를 올리고 있거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던 때다. 금리가 높아지면 기업 간 실적 차별화가 더욱 극명해지며 전쟁에 따른 득실이 크게 엇갈릴 수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팀장은 “전쟁에 금리가 높은 환경이 겹치면 증시에서는 ‘옥석 가리기’가 나타날 수 있다”며 “같은 빅테크 중에서도 아마존과 구글 주가는 선방한 반면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부진한 것도 결국 영업이익률을 따지는 시장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전쟁이 어디서 벌어지는지도 변수다.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당시 주가 회복에 131일이 소요됐으며 1973년 4차 중동전 발발 이후 주가 회복까지 6년이 걸렸다. 국제 유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중동 지역 전쟁이 증시에 더 오래가는 생채기를 안기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미국·이란 전쟁도 시장에 미칠 악영향이 사라졌다고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증시 상승은 인공지능(AI) 붐과 주요 기업의 양호한 실적 발표가 강한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당 부분 선반영된 데다 미국 경기와 제조업 지표, 물가 지표 등이 양호하게 나오면서 지수가 상승 흐름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이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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