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 나선 해녀들 심박수 이상 감지… 사고 막을 ‘스마트워치 앱’ 나왔다

2 days ago 4

제주 해녀들이 조업에 나서는 모습. 제주한의학연구원은 최근 한의학 맥진 기술을 응용해 개발한 스마트워치 전용 앱 ‘해녀 세이프 버디’를 도입했다. 제주해녀문화협회 제공

제주 해녀들이 조업에 나서는 모습. 제주한의학연구원은 최근 한의학 맥진 기술을 응용해 개발한 스마트워치 전용 앱 ‘해녀 세이프 버디’를 도입했다. 제주해녀문화협회 제공
목숨을 건 조업에 나서는 제주 해녀를 위한 스마트워치 ‘앱’이 개발됐다.

제주한의학연구원과 에이치디엠테크(HDM TECH)는 한의학의 맥진 기술을 응용해 개발한 스마트워치 전용 앱 ‘해녀 세이프 버디’(SAFE BUDDY)를 도입한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제주도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총 300명의 해녀에게 스마트워치를 보급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해녀가 착용한 스마트워치에 설치되는 세이프 버디 앱은 잇따르는 해녀 조업 중 사고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2020~2024년 37명의 해녀가 조업 중 사망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4명, 2021년 11명, 2022년 6명, 2023년 8명, 2024년 8명으로 증가 추세다.

해녀 사망사고가 늘어나는 이유는 물속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행위 자체가 위험한 데다 고령에도 조업에 나서는 해녀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제주소방이 최근 5년간 해녀 안전사고를 분석한 결과 사고를 70세 이상 해녀가 사고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2023년 기준 제주 해녀 2839명 중 60.3%가 70세 이상일만큼 고령화가 심각하다.

해녀들은 전통적으로 ‘수눌음’(제주에서 이웃끼리 서로 도와 일하는 풍속) 문화를 통해 서로의 안전을 확인했다. 하지만 인원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서로를 챙길 여유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 현직 해녀는 1970년대 1만4000명에 달했지만 2023년에는 2839명으로 1만 명 이상 줄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해녀 세이프 버디 앱은 해녀들이 물질 중 심박수 이상징후를 실시간 감지해 위험 상황을 빠르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수중에서도 잘 보이는 알림 불빛과 동시에 알람이 울려 주변 해녀들이 즉시 조업을 멈추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게 한다. 일차적으로 가까운 해녀들의 워치에 위험에 처한 해녀의 이름과 함께 SOS 신호가 빛나는 알람으로 울린다. 이후 경고신호는 인근 해녀, 해녀공동체, 어촌계, 공공기관 관제실에 곧장 전송되며, 알람을 받은 해녀들도 SOS 버튼을 눌러 소방서에 구조요청을 보낼 수 있다.송민호 제주한의학연구원 원장은 “해녀 SAFE BUDDY는 전통적인 수눌음의 정신을 현대기술로 재현한 것으로, 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구조를 가능하게 한다”며 “이를 통해 해녀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 해녀 문화를 더욱 지속 가능하게 보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해양경찰서는 어선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해녀구조단’ 창설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발생한 토끼섬 인근 해상 어선 좌초 사고 당시 실종자를 해녀가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됐다. 향후 해녀구조단은 민간 구조대인 해양재난구조대 소속으로 심폐소생술, 자동제세동기 사용법, 구조 교육 등을 받는다.

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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