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막겠다더니 … 증손자회사 IPO까지 문제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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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로에 선 IP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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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상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대기업이 늘고 있다. 자본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우량기업이 줄줄이 해외로 빠져나가면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정부 정책과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자회사 상장과 관련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살찐 암소라고 샀더니 송아지를 낳으면 주인이 남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후 투자은행(IB) 업계와 재계에서는 '알짜 사업부 물적분할 후 상장'을 제외한 자회사 상장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위원회의 가이드라인(2022년 발표)에서도 자회사 상장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제한 규정이 있는 것은 물적분할 후 5년 내 자회사가 상장하는 경우뿐이다. 업계에서는 가이드라인에 단서 조항으로 붙어 있는 '거래소가 모회사 일반주주에 대한 보호 노력을 심사해 미흡한 경우'란 내용이 혼선을 불러오고 있다고 말한다.

28일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디스플레이 소재 제조사인 엘티씨는 자회사 엘에스이 상장에 실패했다. 상장에 앞서 자회사 주식 현물 배당, 배당성향 확대와 같은 주주환원책을 내놨지만 한국거래소 상장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 코스닥 상장사 케이피에프는 자회사인 티엠씨 상장을 승인받았다. 모회사 지분율로만 보자면 엘에스이(47%)가 티엠씨(68%)에 비해 더 낮았다.

티엠씨 외에도 더핑크퐁컴퍼니, 도우인시스, 지씨지놈, 키스트론, 바이오비쥬 등은 모두 모회사가 상장사임에도 올해 상장(코스닥)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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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업계 관계자는 "현재 도마에 오른 중복 상장에 대한 정의 자체가 모호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LS의 증손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를 두고 중복 상장이라 비판하는데 KT 자회사인 비씨카드가 최대주주로 있는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에 대해선 아무도 중복 상장이라고 비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회사 상장에 대한 비판의 근거인 모회사 주가 하락 역시 반대되는 상황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HD현대는 지난해 5월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이후에도 현재 주가가 200% 넘게 올랐으며, LG는 올 2월 LG CNS 상장 이후 4개월이 지난 시점인 6월에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중복 상장 관련 지침이 갈피를 못 잡는 사이 홍콩거래소는 국내 대기업을 불러들이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홍콩거래소 측은 중복 상장 자체가 논란이 된 한국과 달리 홍콩 증시에서는 스핀오프(분사)·자회사 IPO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최대 금광기업 쯔진마이닝의 자회사 쯔진골드인터내셔널이 홍콩 증시에서 진행한 공모는 약 32억달러로 올해 CATL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로 기록됐다.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중국 알루미늄 제조사 난산알루미늄도 인도네시아 지사를 분사한 뒤 지난 9월 홍콩 증시에 상장시켰다.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시설 투자를 위한 목적으로 약 3억200만달러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중복 상장이라는 개념이 모호하기에 칼로 물 베기 식으로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며 "영업이 독자적으로 수행되고 지배구조가 비교적 독립적이라면 투자자 보호를 강조하는 거래소 입장에서도 상장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우수민 기자 /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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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티씨

    170920, KOSDAQ

    16,650 - 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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