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관리냐, 수요 억제냐…정부 3차 최고가격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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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달 27일 2차 석유 최고가격을 발표한 뒤 전국 휘발유·경유 평균 가격은 12일 연속 상승했다. 업계에선 이번주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L당 2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는 2차 석유 최고가격을 발표한 지 2주일이 지난 시점인 오는 10일 0시부터 3차 석유 최고가격을 적용할 예정이다. 3차 최고가격도 기존 최고가격 산정 때와 마찬가지로 국제 석유 제품 가격 인상률을 반영해 결정한다. 싱가포르 시장에서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27일 배럴당 130.51달러에서 이달 6일 141.88달러로 8.7% 올랐다.

정부는 국제 가격 인상률을 최고가격에 그대로 반영하지는 않는다. 물가 안정을 목표로 하는 최고가격제의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2차 최고가격 설정 때 휘발유와 경유, 실내 등유 등 모든 유종을 1차 최고가격 대비 210원 일괄적으로 인상한 것도 정책적 판단이 깔려 있었다. 당시 국제 가격 상승분을 그대로 반영했다면 휘발유는 약 200원, 경유와 등유는 500원가량 추가 인상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3차 최고가격엔 2차 최고가격 때 미반영한 인상분까지 추가 반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원유 공급난이 심해지자 정부가 8일부터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차량 2부제를 시행하는 등 석유 제품 수요 억제책을 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수요를 억제하면서 가격 인상을 막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3차 최고가격을 설정할 땐 국민의 부담을 고려하면서 수요 관리에 대한 신호도 보내야 할 것”이라며 “택배기사 등 생계형 수요자의 상황은 물론 정부 재정 부담까지 균형 있게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민간 기업은 정부의 에너지 절약 참여 요청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5대 금융지주사 등 주요 기업은 자발적으로 승용차 5부제를 시행했다. 시멘트와 정유, 석유화학 업종 대표 기업 50곳은 올해 석유 사용량을 전년 대비 3.3% 줄이겠다는 계획을 정부에 제출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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