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공장에 인공지능(AI) 로봇을 실제 투입하는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실리콘밸리의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가 내놓은 휴머노이드 '피규어02'가 BMW그룹 스파르탄부르크 공장에 실제 투입된 지 11개월 만에 은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휴머노이드의 실제 공장 업무 투입 사례가 점차 늘어나면, 자동차 생산 방식 또한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피규어02, 3만대 이상의 X3 생산 기여했다"
28일 피규어AI에 따르면 피규어02는 BMW그룹 공장에 투입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3' 3만대를 생산하는 데 기여했다. 이 휴머노이드는 실제 자동차 생산 라인에 투입돼 월~금 10시간씩 교대 근무하며, 총 1250시간 이상의 런타임을 기록, 9만개 이상의 부품을 적재했다. 회사 측은 공장 내 걸음 수 120만, 이동 거리 200마일(약 322㎞)을 기록했다고 추산했다.
피규어02는 처음에 랙 등에서 판금 부품을 집어 용접 설비에 올려놓는 기본 업무를 했다고 한다. 단순해 보이지만, 복잡하다. 단 2초 만에 5㎜ 오차 범위 내에서 부품을 배치해야 하는 정밀한 작업으로, 작업 한 사이클을 완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84초였다고. 세 개의 판금 부품이 모두 올바르게 적재된 사이클의 목표 비율은 99%였다. 여기에 사람이 로봇의 일에 개입하는 횟수를 0번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무한히 반복되는 일을 정확하고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고난도 작업이었다.
피규어AI 측은 "이를 위해 저희 로봇은 정밀하면서도 빠르고 정확한 발 위치, 환경 변화에 대한 실시간 대응이 가능해야 했다"라면서 "로봇 간 일관된 성능을 위해 첨단 손-눈 협응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현장 교정 도구를 구축했다"고 부연했다.
피규어AI는 피규어02가 실제 공장 업무에 투입돼 도출한 결론이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11개월간 실제 공장 업무에 투입된 피규어02는 최소한의 하드웨어 고장을 기록했고, 그다음에 투입될 피규어03의 구성 요소 아키텍처 및 설계에 중요한 데이터를 남기면서다. 또 일하며 로봇의 팔뚝 부분이 하드웨어의 약점이라는 점도 알아냈다. 팔뚝은 촘촘한 패키징에 더해 민첩성, 자유도를 요구할 뿐만 아니라 열적 제약으로 까다로운 하위시스템인데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속속 도입되는 휴머노이드 및 AI 로봇
휴머노이드의 도입으로 자동차 생산 현장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로봇 사업은 최근 산업계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어스튜드 애널리티카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 시장은 지난해 37조 4100억 원 수준에서 연평균 27.2% 성장해 2033년 2352억 8000만 달러(약 328조 1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그룹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상황이다. 최근 엔비디아로부터 GPU 5만장을 확보하면서 '피지컬AI' 로봇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여기에 미국에서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히면서, 증권가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동차 산업의 노사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전망이란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도입 효과로 우선 "인건비가 급감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초기 상용화 가격 목표인 10만 달러 기준으로, 5년간 매일 24시간 투입 시 시간당 비용은 3.4달러인데, (이는) 현대차 한국 공장 인건비의 10분의 1 수준"이라며 "로봇이 대중화되어 가격이 3만달러 수준까지 하락하면 시간당 비용은 1.2달러로 현대차 한국 공장 인건비의 20분의 1수준이다"고 했다. 이어 "로봇 기술이 고도화되면, 인건비가 낮은 지역이 아닌 수요가 있는 지역에서 생산하게 될 전망"이라고 했다.
또 하나의 효과로 "공장당 생산성이 60%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임 연구원은 "자동차 공장은 통상 기본 근무 시간 8시간에 특근 2시간을 1교대로 해 2교대 가동이다"라며 "로봇은 24시간, 365일 가동하면, 동일 공장에서 생산 물량을 60% 증가시킬 수 있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가 예기치 못한 상황까지 대처하며 능숙하게 작업을 해내는 모습도 휴머노이드 로봇의 공장 투입이 머지않은 미래라는 점을 떠올리게 한다. AI 로봇은 정해진 상황에서만 움직이는 정도의 능력을 보였었는데, 자율적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간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아틀라스를 공장에 실제 투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개 스팟은 이미 포스코 공장에 투입돼 사람이 가기 힘든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더욱 고도화되게 되면 단순 반복 작업의 경우 로봇이 담당하고, 고도화된 일은 사람이 담당하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더욱 보편화될 전망"이라고 조언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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