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참고 퇴근길에 수박 샀다"…SNS에서 난리 난 '레시피'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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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수박, 메론 등 제철 과일을 얼려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어 먹는 레시피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구독자 52만명을 보유한 먹방 유튜버 '아누누' 유튜브 계정·인스타그램 계정 갈무리

SNS에서 수박, 메론 등 제철 과일을 얼려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어 먹는 레시피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구독자 52만명을 보유한 먹방 유튜버 '아누누' 유튜브 계정·인스타그램 계정 갈무리

꽈배기를 잘라 얼음 동동 띄운 콩국에 넣어 말아 먹는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넘기니 이번엔 얼린 수박에 우유를 붓는 영상이 이어진다. 올여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쇼츠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달군 제철 음식 레시피다.

제철 음식을 '있는 그대로' 먹기보다 SNS에서 본 레시피를 따라 새롭게 조합해 먹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콩국은 꽈배기와 페어링되고, 수박은 천연 아이스크림으로 변신한다. 숏폼 플랫폼에서 따라 하기 쉬운 레시피가 빠르게 퍼지면서 '무엇을 먹느냐'뿐 아니라 '어떻게 먹느냐'도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조회수 '100만 회'는 기본…여름 레시피 열풍

SNS에서 콩국에 꽈배기를 잘라 넣어 먹는 레시피가 유행 중이다. 조회 수 40만~100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SNS에서 콩국에 꽈배기를 잘라 넣어 먹는 레시피가 유행 중이다. 조회 수 40만~100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대표적인 사례가 '콩국 꽈배기'다. 대구 지역에서 즐기던 '콩국 도넛'에서 착안한 레시피로, 도넛 대신 꽈배기, 찹쌀 도넛 등을 넣어 말아먹는 콘텐츠가 숏폼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콩국수처럼 기호에 맞게 설탕과 소금도 뿌려 먹는다. 인스타그램 릴스에는 관련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며 40만~1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에는 "콩국수를 만드는 것보다 간편하다", "의외로 조합이 잘 어울린다", "고소하고 꾸덕할 것 같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수박도 예외는 아니다. '수박 아이스크림', '통수박 소르베'란 이름으로 수박을 활용한 레시피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 레시피는 수박을 반으로 잘라 속을 일부 파낸 뒤 통째로 얼리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우유를 붓고 숟가락으로 저으면 얼어 있던 과육이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운 질감으로 변한다. 철판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과정을 연상하는 데다 별다른 첨가물 없이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입소문을 탔다. 수박 외에도 멜론, 참외 등 여름 제철 과일을 활용한 응용 레시피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관련 영상 역시 100만~200만 회 조회수를 기록하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통점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제철 식재료에 재료 한두 가지만 더하면 완성할 수 있다. 조리법도 1분 남짓의 숏폼 영상만 보면 쉽게 익힐 수 있다. 실제 게시물에는 "요즘 제 알고리즘을 장악한 레시피", "계속 떠서 결국 퇴근길에 재료를 샀다" 등의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 반복적으로 노출된 콘텐츠를 이용자가 직접 따라 만들고 이를 다시 SNS에 공유하면서 유행이 확산하는 구조다.

이 같은 흐름은 제철 음식을 소비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과거에는 제철 식재료 자체를 즐겼다면, 최근에는 SNS에서 화제가 된 레시피를 경험하고 인증하는 과정까지 소비의 일부가 됐다. 올해 초에는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 봄동 비빔밥, 버터떡 등이 잇따라 화제를 모았다면, 이후에는 콩국 꽈배기와 수박 아이스크림 '레시피'가 유행의 뒤를 잇고 있다. 하나의 레시피가 관심을 끌면 이용자들이 곧바로 따라 만들고, 또 다른 레시피로 관심이 옮겨가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맛보다 '조합'…SNS서 프로슈머 문화 확산

전문가는 최근 음식 경쟁력이 '조합 가능성'과 '확장성'에서 좌우되고 있다고 봤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맛이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어떻게 조합할지, 어떻게 다양하게 먹을 수 있을지가 중요해졌다"며 "콩국 꽈배기, 수박 아이스크림 등 각각의 레시피가 유행한다기보다는 사람들은 어떻게 먹는지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기업이 만든 그대로를 먹는 것이 아닌 소비자들이 직접 재료를 재해석해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 먹고, 유행하는 이 과정이 프로슈머(생산자와 소비자의 합성어) 문화로 볼 수 있다"며 "SNS에서도 단순 맛 후기가 아니라 만들어 먹는 과정이 나와야 조회 수가 잘 나오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의 경험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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