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심은 부끄러워하는 마음이다. 영어로는 셰임(shame)인데 '가리다, 숨기다'를 뜻하는 원시 인도 유럽어 어근 스켐(skem)에서 나왔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중국, 중세 유럽의 문헌에서 수치심은 자신이 나쁘다는 내적 감정, 나아가 자신이 특정한 행동을 했기에 공동체에서 경멸받을 것이라는 인식으로 묘사된다.
사회적 낙인과 수치심은 연결돼 있고, 낙인찍기는 누군가를 규칙 위반자이자 수치심을 느껴야 마땅한 사람으로 표시하는 물리적 행위였다. 소셜미디어에서 공개적 망신 주기도 수치심을 불러일으켜 사회적으로 단죄하는 방식이다.
공자도 수치심을 중시했다. 우리 사회에 유독 수치심의 프레임이 강하게 작동하는 원인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건 노력하기 나름' '하면 된다'는 모토에 사로잡혀 있고 만약 실패와 좌절이 찾아올 때 '모든 건 내 탓'이라며 자기혐오에 빠진다. 저자는 우리를 실패자로 만드는 감정, 즉 수치심과 자기혐오를 내려놓고 '연결'과 '연대'라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향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