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가 사랑한 '마성의 남자'…'막장 삼각관계' 탈출하려 벌인 짓이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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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내 애인의 딸이 나를 사랑하는 것 같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음… 자네, 소설을 너무 많이 본 거 아닌가?"

사람들은 남자의 말을 웃어넘겼습니다. 어머니와 딸이 한 지붕 아래서 한 남자를 두고 다투다니, 삼류 소설에나 나올 법한 막장 이야기니까요. 그런데 얼마 뒤, 사람들은 그 말이 진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삼각관계에 시달리다 못한 남자가 권총으로 자살을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남자는 어릴 적부터 인기가 많았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병약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에 끌렸습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은 언제나 공허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화가였던 그가 그린 풍경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영원한 안식 위에서'(1894). 끝없이 펼쳐진 하늘과 물 앞에 인간의 흔적이라곤 벼랑 끝 작은 교회와 무덤 몇 기뿐이다. 가로 2m가 넘는 대작으로, 영원과 죽음 앞에 선 인간의 무력함을 압도적인 화면에 담았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영원한 안식 위에서'(1894). 끝없이 펼쳐진 하늘과 물 앞에 인간의 흔적이라곤 벼랑 끝 작은 교회와 무덤 몇 기뿐이다. 가로 2m가 넘는 대작으로, 영원과 죽음 앞에 선 인간의 무력함을 압도적인 화면에 담았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이 무렵 그가 완성한 그림 ‘영원한 안식 위에서’에는 끝없이 펼쳐진 하늘과 물이 그려져 있습니다. 인간의 흔적이라고는 벼랑 끝에 위태롭게 올라앉은 작은 교회와 무덤 몇 기가 전부입니다. 남자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영원을 떠올리기만 해도 공포와 전율을 느낀다."

그에게 삶이란 거대한 자연 앞에서 잠깐 떴다 스러지는, 티끌처럼 하찮은 것이었습니다. 이런 우울을 겪고 있는 그에게 원치 않는 인간관계의 고통은 너무나도 크게 느껴졌습니다. 남자의 이름은 이사크 레비탄(1860~1900). 러시아 최고의 풍경화가로 손꼽히는 그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동료 화가 알렉산더 슈리긴이 그린 레비탄의 초상화.

동료 화가 알렉산더 슈리긴이 그린 레비탄의 초상화.

거리의 고아, 스타 되다

레비탄은 1860년 러시아의 가난한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러시아에서 유대인은 '2등 시민'이었습니다. 멀쩡히 잘 살던 사람이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살던 곳에서 쫓겨나는 일도 자주 일어날 정도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그림에 재능을 보인 그는 미술학교에 입학해 미술을 공부했습니다. 넉넉하지는 않아도 그럭저럭 행복했던 그의 삶은 열다섯에 어머니가, 열일곱에 아버지가 장티푸스로 세상을 떠나면서 크게 흔들립니다. 갈 곳이 없어진 레비탄은 학교 건물에 몰래 숨어 잠을 자는 노숙자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다행히 그의 미술 재능을 알아본 학교가 그를 장학생으로 뽑아 용돈을 쥐여준 덕분에 그림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가난하고 외로운 젊은이에게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습니다. 레비탄을 한 번 본 사람은 곧장 그에게 빠져들었습니다. 그를 사랑한 여성도 많았습니다. 비결은 그를 둘러싼 신비로운 분위기였습니다. 예술가 기질을 타고난 레비탄은 남들보다 몇 배는 예민한 감수성의 소유자였거든요. 자작나무 한 그루, 저물어 가는 햇빛…. 남들에게는 사소한 일상의 풍경도 레비탄에게는 깊은 감동과 슬픔으로 다가왔습니다.

예민한 감수성은 그를 뛰어난 화가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그에게 미술을 가르치던 화가 사브라소프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치만 사진 찍듯이 옮기면 그게 무슨 소용이야. 풍경을 보고 느껴지는 기분까지 그리겠어.' 그래서 그는 쓸쓸함, 고요함, 그리움 같은 감정을 풍경화에 담으려 했습니다. 이런 화풍을 '무드 풍경'이라 합니다. 레비탄에게 이보다 잘 맞는 화풍은 없었습니다.

'가을날. 소콜니키'(1879). 낙엽 깔린 공원 오솔길에 쓸쓸한 가을 공기가 그대로 배어 있다. 그림 속 유일한 인물인 검은 옷의 여인은 레비탄이 아니라 동료 화가 니콜라이 체호프(작가 안톤 체호프의 형)가 그려 넣은 것이다. 풍경화가와 인물화가의 이런 협업은 당시 미술계에서 흔한 일이었다. 사실 레비탄은 학교에서 인체 드로잉으로 상을 받을 정도로 사람을 잘 그렸지만, 사람을 그리는 데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이 그림을 끝으로 레비탄의 풍경에는 사람이 영영 등장하지 않는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가을날. 소콜니키'(1879). 낙엽 깔린 공원 오솔길에 쓸쓸한 가을 공기가 그대로 배어 있다. 그림 속 유일한 인물인 검은 옷의 여인은 레비탄이 아니라 동료 화가 니콜라이 체호프(작가 안톤 체호프의 형)가 그려 넣은 것이다. 풍경화가와 인물화가의 이런 협업은 당시 미술계에서 흔한 일이었다. 사실 레비탄은 학교에서 인체 드로잉으로 상을 받을 정도로 사람을 잘 그렸지만, 사람을 그리는 데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이 그림을 끝으로 레비탄의 풍경에는 사람이 영영 등장하지 않는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스무 살 무렵 그는 '가을날. 소콜니키'를 그립니다. 낙엽이 깔린 공원의 오솔길을 담은 그림이었습니다. 작품에는 쓸쓸한 가을의 공기가 그대로 배어 있었습니다. 이 그림은 당대 러시아 최고의 수집가 트레티야코프의 눈에 들었습니다. 탁월한 안목을 지닌 트레티야코프가 작품을 구입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그는 러시아 미술계에서 떠오르는 스타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공이 무색하게도 레비탄에게는 우울증의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예민한 감수성 탓에 그는 세상의 슬픔과 인생의 유한함에 대한 두려움을 매일같이 뼛속까지 느끼며 살았습니다. 게다가 어린 시절부터 앓던 심장병까지 그를 괴롭혔습니다.

'자작나무 숲'(1885~1889). 자작나무 사이로 부서지는 햇빛을 화폭 가득 점점이 흩뿌렸다. 인상주의를 떠올리게 하는 이 그림은 그가 4년에 걸쳐 완성한,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자작나무 숲'(1885~1889). 자작나무 사이로 부서지는 햇빛을 화폭 가득 점점이 흩뿌렸다. 인상주의를 떠올리게 하는 이 그림은 그가 4년에 걸쳐 완성한,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금지된 사랑

그런 레비탄에게 사랑이 찾아왔습니다. 모스크바 예술가들과 친하게 지내던 소피아 쿠브신니코바라는 여인을 만나면서, 그의 작품과 삶에는 전에 없던 활기가 깃들기 시작합니다.

1888년 레비탄은 쿠브신니코바와 함께 볼가강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레비탄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절이 시작됩니다. 작은 마을 플료스에서 1890년까지 세 번의 여름을 보내면서, 그는 200점에 가까운 그림을 그렸습니다. 늘 우울에 잠겨 있던 레비탄도 이곳에서만큼은 웃을 수 있었습니다. 절친한 친구이자 훗날 러시아의 대문호가 되는 안톤 체호프는 이 무렵 그의 그림을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레비탄의 작품에 희미한 미소가 비치기 시작했다."

'저녁. 황금빛 플료스'(1889). 볼가강의 작은 마을 플료스가 황금빛 저녁 햇살에 잠겨 있다. 레비탄이 평생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보낸 곳으로, 늘 우울하던 그도 이곳에서만큼은 웃을 수 있었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저녁. 황금빛 플료스'(1889). 볼가강의 작은 마을 플료스가 황금빛 저녁 햇살에 잠겨 있다. 레비탄이 평생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보낸 곳으로, 늘 우울하던 그도 이곳에서만큼은 웃을 수 있었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고요한 수도원'(1890). 강 건너 노을에 잠긴 수도원으로 좁은 다리가 이어진다. 1891년 전시에서 공개돼 그를 단숨에 스타로 만든 작품으로, 실재하는 수도원이 아니라 여러 풍경을 합쳐 상상으로 빚어낸 곳이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고요한 수도원'(1890). 강 건너 노을에 잠긴 수도원으로 좁은 다리가 이어진다. 1891년 전시에서 공개돼 그를 단숨에 스타로 만든 작품으로, 실재하는 수도원이 아니라 여러 풍경을 합쳐 상상으로 빚어낸 곳이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이 시기 대표작이 '고요한 수도원'입니다. 강 건너 노을에 잠긴 수도원으로 좁은 다리가 이어지는 풍경에 평화가 흐릅니다. 1891년 이 그림이 발표되자 러시아는 열광했습니다. 전시장에는 구름 같은 관객이 몰렸고, 비평가들은 찬사를 쏟아냈습니다. 끼니를 걱정하던 가난한 고아가 러시아를 대표하는 풍경화가의 반열에 오른 기적이었지요. 그의 나이 서른한 살이었습니다.

그런데 레비탄의 행복에는 파국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레비탄의 연인이 유부녀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러시아에서 이런 불륜이 공공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긴 했습니다. 종교적인 문제 때문에 이혼이 사실상 불가능했고, 많은 부부가 공식적으로는 결혼을 유지하면서 별거하거나 각자 애인을 만드는 일이 흔했거든요.

'저녁 종'(1892). '고요한 수도원'과 짝을 이루는 그림으로, 강 건너 노을 속 사원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질 듯한 고요가 화면에 흐른다. 강물 위로는 작은 배 한 척이 떠 있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저녁 종'(1892). '고요한 수도원'과 짝을 이루는 그림으로, 강 건너 노을 속 사원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질 듯한 고요가 화면에 흐른다. 강물 위로는 작은 배 한 척이 떠 있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다만 불륜 사실을 공개하는 건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이듬해 체호프는 레비탄의 불륜을 소재로 한 단편소설 '귀뚜라미'를 발표합니다. 체호프의 소설 속에는 바람기 있는 여인이 등장합니다. 그녀는 성실한 남편을 두고 매력적인 풍경화가와 바람을 피웁니다. 누가 봐도 레비탄과 쿠브신니코바의 얘기였지요. "친구라는 놈이 이런 짓을 하다니…." 자신의 불륜이 온세상에 까발려진 레비탄은 격분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레비탄은 체호프를 '손절'하게 됩니다.

어머니와 딸

쿠브신니코바와의 관계를 이어가던 레비탄은 1894년 새로운 사랑을 찾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안나 투르차니노바. 전 여자친구처럼 유부녀였습니다. 그런데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집니다. 안나의 큰딸인 열여덟 살 바르바라마저 레비탄을 사랑하게 된 겁니다.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어머니와 딸이 다투는 그야말로 막장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레비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습니다. 그는 여전히 연인만을 사랑했지만, 그녀의 큰딸은 아무리 밀어내도 끈질기게 접근해 왔습니다. 당연히 어머니와 딸의 다툼도 잦아졌습니다. 이를 보는 건 레비탄에게 고역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연인을 떠날 수도 없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레비탄은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연못 옆에서'(1892). 낡은 널다리 너머 검은 물웅덩이가 불길하게 고여 있다. 사람이 빠져 죽었다는 비극적 전설이 깃든 외딴 장소를 그린 것으로, 죽음과 영원에 짓눌리던 이 시기 그의 어두운 내면이 그대로 배어난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연못 옆에서'(1892). 낡은 널다리 너머 검은 물웅덩이가 불길하게 고여 있다. 사람이 빠져 죽었다는 비극적 전설이 깃든 외딴 장소를 그린 것으로, 죽음과 영원에 짓눌리던 이 시기 그의 어두운 내면이 그대로 배어난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블라디미르카'(1892). 시베리아 유형지로 끌려가던 죄수들이 걷던 길을 그렸다. 인적 하나 없이 텅 빈 길과 잿빛 하늘이 끝없이 이어진다. 레비탄은 이 그림을 팔지 않고 미술관에 직접 기증했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블라디미르카'(1892). 시베리아 유형지로 끌려가던 죄수들이 걷던 길을 그렸다. 인적 하나 없이 텅 빈 길과 잿빛 하늘이 끝없이 이어진다. 레비탄은 이 그림을 팔지 않고 미술관에 직접 기증했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이 무렵 그의 그림은 점점 더 깊은 어둠으로 가라앉습니다. 시베리아로 끌려가는 죄수들이 하염없이 걷던 텅 빈 길을 그린 '블라디미르카', 그리고 서두에 언급했던 '영원한 안식 위에서'가 모두 이 시기의 작품입니다. 거대한 자연 앞에 선 인간의 무력함, 죽음과 영원에 대한 두려움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탓에 레비탄이 어린 시절부터 앓았던 우울증과 심장병은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결국 1895년 여름 레비탄은 권총을 든 후 스스로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고 맙니다.

다행히 레비탄은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때 쓰러진 레비탄의 곁으로 달려와 그를 간호한 사람이 체호프였습니다. 3년 전 단편소설을 발표한 일로 등을 돌렸던 레비탄과 체호프는 이 무렵 다시 화해한 참이었거든요. 체호프는 의사이기도 해서, 친구를 간호하기엔 제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체호프는 뜻밖의 장면을 보게 됩니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했던 레비탄이 호숫가에서 아무 이유 없이 갈매기 한 마리를 총으로 쏘아 죽이더니, 그 사체를 연인의 발치에 내던진 겁니다. 이 장면은 훗날 체호프의 대표 희곡 '갈매기'에 영감을 주고, 작품 속 '무심하게 짓밟혀 파멸하는 순수'를 상징하는 핵심 이미지가 됩니다.

사람 없는 풍경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여전히 레비탄은 절망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기 그가 그린 그림은 어땠을까요.

'3월'(1895). 눈이 녹기 시작하는 봄볕 아래 햇살을 머금은 눈과 처마가 반짝인다. 레비탄이 자살을 시도한 바로 그해에 그렸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밝고 따뜻하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3월'(1895). 눈이 녹기 시작하는 봄볕 아래 햇살을 머금은 눈과 처마가 반짝인다. 레비탄이 자살을 시도한 바로 그해에 그렸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밝고 따뜻하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황금빛 가을'(1895). 노랗게 물든 자작나무와 파란 강물이 눈부시게 빛난다. 자살을 시도한 해에 그린, 그의 가장 환한 그림 중 하나다. 붓을 들 때만큼은 그도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황금빛 가을'(1895). 노랗게 물든 자작나무와 파란 강물이 눈부시게 빛난다. 자살을 시도한 해에 그린, 그의 가장 환한 그림 중 하나다. 붓을 들 때만큼은 그도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뜻밖에도 레비탄의 삶을 통틀어 가장 밝고 환한 그림들이 이때 나왔습니다. 눈을 녹이는 봄볕을 담은 '3월', 노랗게 물든 자작나무 숲을 그린 '황금빛 가을'이 대표적입니다. 레비탄은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썼습니다. "붓을 잡으면 신경이 가라앉고, 세상이 그렇게 무섭지만은 않았다."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린 그는 그림에서 안식을 찾으려 했던 겁니다.

안타깝게도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1900년 레비탄은 평생 그를 괴롭힌 심장병으로 인해 마흔 살의 나이에 요절했습니다. 친구 체호프도 4년 뒤 병으로 인해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각각 풍경화와 소설로 러시아의 서정을 표현했던 두 동갑내기 친구는 훗날 같은 묘지에 나란히 잠들게 됩니다.

'신선한 바람. 볼가'(1891~1895). 푸른 볼가강 위로 짐배들이 떠 있고 흰 구름과 깃발이 바람에 나부낀다. 4년에 걸쳐 그려 1895년에야 완성한 작품이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신선한 바람. 볼가'(1891~1895). 푸른 볼가강 위로 짐배들이 떠 있고 흰 구름과 깃발이 바람에 나부낀다. 4년에 걸쳐 그려 1895년에야 완성한 작품이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봄. 큰물'(1897). 봄에 강이 범람해 물에 잠긴 자작나무들이 잔잔한 수면에 거울처럼 비친다. 가녀린 나무와 옅은 빛깔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그의 후기 서정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봄. 큰물'(1897). 봄에 강이 범람해 물에 잠긴 자작나무들이 잔잔한 수면에 거울처럼 비친다. 가녀린 나무와 옅은 빛깔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그의 후기 서정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오늘날 레비탄은 풍경에 감정을 담는 화풍(무드 풍경)을 대표하는 러시아 미술의 거장으로 평가받습니다. 이전에 소개했던 '숲의 화가' 이반 시시킨과 더불어 러시아인이 가장 사랑하는 풍경화가 중 한명으로도 꼽힙니다. 인간이 등장하지 않는 그의 풍경은 사람들의 마음 속 각자의 그리움을 거울처럼 비추고, 이를 통해 그 어떤 초상화보다도 풍부한 감정을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호수. 루시'(1899~1900). 큰 하늘과 흰 구름 아래 드넓은 호수가 환하게 펼쳐져 있다. 레비탄이 마지막까지 손대다 끝내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대작으로, 그의 마지막 걸작으로 불린다. /러시아 미술관

'호수. 루시'(1899~1900). 큰 하늘과 흰 구름 아래 드넓은 호수가 환하게 펼쳐져 있다. 레비탄이 마지막까지 손대다 끝내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대작으로, 그의 마지막 걸작으로 불린다. /러시아 미술관

*이번 기사는 트레티야코프 미술관·러시아 미술관 소장품 해설, Antosha and Levitasha (Serge Gregory 지음), Isaak Levitan: Lyrical Landscape (Averil King 지음) 등을 참조해 작성했습니다.

모녀가 사랑한 '마성의 남자'…'막장 삼각관계' 탈출하려 벌인 짓이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그때 그 사람들>은 미술·문화재 담당 기자가 미술사의 거장들과 고고학, 역사 등을 심도 있게 조명하는 국내 문화 분야 구독자 1위 연재물입니다. 매주 토요일 새로운 이야기로 찾아옵니다. 기자 페이지 구독+ 버튼을 누르시면 미술 소식과 전시에 대한 심층 분석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디트로이트 미술관 걸작전 <인상주의를 넘어: 디트로이트 미술 걸작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시리즈에서 다룬 여러 거장들의 명작들을 실제로 볼 기회입니다. 최근 출간된 책 '명화 시리즈' 완결편 <명화의 완성, 그때 그 사람>과 함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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