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준 한국전략총괄·캐슬린 오 이코노미스트 인터뷰
中제조·美내수의존 수출 아닌
AI 설비투자 확대가 호황 견인
對中 규제로 메모리부족 지속
가계자산, 주식으로 머니무브
금리상승 압력이 가장 큰 변수
"과거 수출 사이클이 중국 제조업 호황으로 인한 중간재 중심 또는 미국 소매판매에 의존했다면, 이번 업사이클은 인공지능(AI) 설비투자가 견인하고 있다. 과거 소비 견인 수출 호황이 짧게 끝났던 것과 달리 달리 이번 수출 호황 국면은 2027년 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캐슬린 오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서울 종로구 모건스탠리 서울지점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이번 호황은 미국 내 법안 통과, 그리고 소비가 아닌 투자에 따라 이뤄지는 긴 호흡의 사이클"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5월 한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3.2% 성장하며 무역수지도 사이클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앞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이른바 'OBBBA' 법안을 통과시키며 미국 내 투자를 장려하고, 첨단산업 지원과 반도체 시설투자에 대한 세금 감면폭을 넓힌 바 있다.
석준 모건스탠리 한국전략총괄도 AI 사이클의 지속성을 높게 점쳤다. 생성형 AI를 넘어 에이전트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단순히 빠르게 사고하는 것을 넘어 많은 지식을 끌어오는 메모리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점에서다. 그는 "과거 D램은 단순 범용 제품 취급을 받았으나 이제는 가장 귀한 상품(commodity)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반도체 공급이 주요 변수지만 장비 규제로 증산이 어려워 보인다"며 "메모리 공급 쇼티지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금융시장 최대 화두 중 하나는 환율이다. 모건스탠리는 연말 달러당 원화값이 1420원 선으로 점진적 상승 안정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하반기의 경우 환헤지 불균형, 즉 서학개미의 해외 투자가 단기간에 증가하는 와중에 연기금의 환노출, 대미 투자 자본 유출 우려 등이 맞물리며 원화 약세 압력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데뷔전으로 불확실성이 높았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까지 확인했고 여전히 올해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현저히 낮아진 시점에서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과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감안할 때 추가 원화 약세 가능성은 낮다"고 짚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가계 자산이 과거 부동산 중심에서 주식과 같은 금융자산으로 다변화하는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24년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43%, 2025년 61%였던 한국 가계 부문 주식 보유 비중은 2027년 8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6개월간 단기 예금에서 수십조 원의 자금이 주식 예탁금으로 흘러갔다"며 "현재 전체 자산의 7~9% 수준인 주식 비중이 늘어나며 균형 있는 가계 자산 재분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자산 이동은 실물경제에도 긍정적이라는 관측이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주식 투자 인구가 성인 인구의 50%인 1400만명까지 늘어나며 '부의 효과'가 2020년 이전에 비해 더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고가 사치재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그 외 소매판매도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이 같은 부의 효과는 통화정책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은행이 당초 시장의 인하 기대와 달리 매파적 기조를 강화하며 올해 7월부터 분기에 25bp(1bp=0.01%포인트)씩, 총 4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 2분기 말 기준 최종 금리가 3.5%에 도달할 것이란 의미다.
석 총괄은 한국 증시의 중장기 성장을 뒷받침할 스토리로 △에너지·안보 △부의 효과(소비·금융 지출 증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꼽았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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