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트리플A 구단 새크라멘토 리버캣츠는 2025시즌 독특한 경험을 하고 있다. 라스베가스로 연고 이전을 진행중인 어슬레틱스가 3년간 새크라멘토를 임시 연고지로 사용하면서 홈구장 서터 헬스 파크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이 흔치 않은 상황을 몸소 겪고 있는 내야수 브렛 와이즐리(25)는 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2일(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콜업된 그는 홈구장 오라클파크에서 경기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뭔가 다르고 힘들다”며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시즌을 치르는 것에 대해 말했다.
그는 “우리가 불리한 입장에 놓인다. 뭐든 (메이저리그팀이) 필요한 것이 있으면 우리는 쫓겨난다. 6월에는 메이저리그팀 일정 때문에 3주간 원정을 다녀야 한다”며 메이저리그팀에게 밀려나는 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쫓겨난다’라는 것일까? 이에 관한 질문에 그는 한 가지 사례를 들었다.
“우리가 원정을 갈때면 트레이너들은 트레이너 방을 모두 비워줘야 한다. 왜냐하면 메이저리그팀이 경기를 하러 오면 우리 라커룸을 제외한 모든 시설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정을 갈때만 트레이너들이 완전히 짐을 싸서 방을 비워줘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쫓겨나는 느낌이 든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구장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꼭 나쁜 일만은 아니다. 좋은 점도 있다.
그는 “필드 상태는 정말 좋다”며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리면서 상태가 개선된 필드에 대해 말했다. “그곳에서 많은 경기를 뛰어봤기에 정말 충격이었다. 앞으로 날씨가 더워질 때 어떤 모습일지 보겠다”며 말을 이었다.
와이즐리는 갈비뼈 골절로 이탈한 주전 2루수 타일러 핏츠제럴드를 대신해 부름을 받았다.
당일 낮에 콜업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그는 “핏츠제럴드에게 먼저 연락이 왔다. ‘소식 들었어?’라고 하길래 ‘무슨 소식?’이라고 답했고 그러니까 그가 ‘나 갈비뼈 부러졌어. 그래서 네가 올라갈 거야’라고 답해줬다. 그리고 10분 뒤 브런디(데이브 브런데이지 트리플A 감독)에게 연락이 왔다”며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지난 두 시즌 빅리그 142경기에서 타율 0.218 출루율 0.263 장타율 0.320 6홈런 39타점 기록한 그는 이번 시즌을 트리플A에서 맞이했고 27경기 출전, 타율 0.235 출루율 0.325 장타율 0.431 5홈런 19타점 기록중이었다.
밥 멜빈 감독은 “최근, 특히 지난 열흘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최근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것이 콜업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너무 오래 앉혀두고 싶지는 않다. 잘할 때는 생산적인 선수”라며 기회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와이즐리는 “내 스윙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며 트리플A에서 했던 노력에 대해 말했다. “캠프 때도 느낌은 좋았다. 그러다 이후 감을 잃고 고전했는데 다시 스윙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면서 볼넷도 얻고 안타도 쳐내고 도루도 하면서 내 경기를 하기 시작했다”며 말을 이었다.
새크라멘토에서 함께한 동료들의 칭찬도 잊지 않았다. 특히 션 젤리(평균자책점 1.17) 카슨 세이모어(1.93) 트리스탄 벡(2.12) 카일 해리슨(3.46) 등 투수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정말 잘 던지는 투수들이 많고, 이들 뒤에서 즐겁게 경기했다. 고지대에 있는 도시에서 원정경기를 치르더라도 이 투수들이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높이 평가했다.
트리플A에 있으면서도 빅리그 팀의 경기를 지켜뫘다고 밝힌 그는 “이곳에 와서 힘을 보탤 수 있어서 기쁘다”며 메이저리그팀에 합류한 소감을 다시 한번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