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감세법 등 중점 법안을 향해 수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30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선거 기간엔 정부 지출을 줄이라고 말해놓고 이제 갑자기 사상 최대폭의 재정 적자 증가에 찬성하는 모든 의원은 부끄러움에 목을 매달아야 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또 공화당을 향해 “부채 한도를 역대 최대인 5조 달러(약 7000조 원)나 늘리는 이 법안을 보면 우리가 일당 독재 국가에 살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바로 무책임하고 탐욕스럽게 재정을 낭비하는 돼지고기 정당(PORKY PIG PARTY)!”라고 썼다.
그러면서 “정신 나간 지출법안이 통과하면 그 바로 다음 날 ‘아메리카당’이 창당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민주-공화당 단일정당의 대안이 필요하다. 그래야 국민이 실질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머스크가 운영하는 기업들이 받는 정부 보조금을 줄여 연방 예산을 절감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또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정부효율부(DOGE)가 일론(머스크)을 맡도록 해야 할지도 모른다. 정부효율부는 일론을 잡아먹어야 할지 모르는 괴물”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대응은 머스크가 운영하는 기업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시장 전반에 퍼졌다. 그동안 머스크의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와 다양한 계약을 통해 수익을 올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와 맺었던 각종 계약을 해지하거나, 더 나아가 각종 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형국이다.
이로 인해 테슬라는 지난달 6일(295.14달러) 이후 약 한 달 만에 300 달러선 붕괴 위협을 받게 됐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 달러 밑으로 떨어져 9686억 달러 수준이 됐다.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 2일~6월 30일) 서학개미들은 테슬라와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TSLL(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을 각각 23억3140만 달러(3조1613억 원), 7억840만 달러(9605억 원)를 순매수했다.같은 기간 테슬라와 TSLL은 순매수 상위 1위와 3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기준 서학개미의 테슬라 보관금액도 217억917만달러(약 29조4398억원)으로 해외주식 가운데 1위다. 이 때문에 서학개미들 사이에서는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이 증폭될 때마다 절규에 가까운 비명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서학개미는 “아침에 눈 떠서 주식창보다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의 X를 먼저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되고 있다”고 푸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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