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쓰기만 하면 잠이 솔솔∼ 카이스트 박사 개발 ‘장안의 화제’

3 weeks ago 4

슬리피솔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수면 패턴이 흐트러지는 사람이 많다.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해 밤에 뒤척이다 아침이 되면 피곤한 정신과 몸을 이끌고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긴 연휴나 주말을 보내고 나면 피곤함은 배가된다.

현대인을 위한 다양한 수면 보조기기가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인기 제품인 ‘슬리피솔’ 시리즈가 누적 매출 20억 원을 넘어섰다.

CES 기술 활용한 밴드

이승우 카이스트 박사

이승우 카이스트 박사
슬리피솔은 기능성 수면 관리 기기다. 변리사 출신의 권구성 대표와 메디슨 창업자인 이승우 카이스트 박사가 공동 개발했다. 2021년 특허청 지식재산 경진대회에서 발명진흥회장상을, 중소벤처기업부 K 스타트업 창업리그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았다. 기술적으로 CES(두 개의 전기자극)를 이용한 기능성 수면 관리 기기다. CES는 신체에 1㎃(밀리암페어)보다 적은 양의 미세전류를 두 곳에 전달해 불안, 우울, 스트레스 등의 완화를 돕는 비약물적 치료법을 뜻한다. 특히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띠 형태로 이마에 착용하면 된다. 권고 사용 시간은 1일 2회 30분이다. 2주 이상 꾸준히 사용하면 스트레스 완화와 숙면에 도움이 된다. 수험생의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호르몬 분비 조절

배한성 성우

배한성 성우
권 대표는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를 나와 같은 대학에서 전자컴퓨터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변리사로 일하며 다양한 기술을 만났다. 하나의 기술이 특정 산업군을 주도하는 상황을 보며 창업에 관심을 갖던 중 현재의 연구소장인 이승우 박사를 알게 됐다. “이 박사님이 창업했던 메디슨이라는 회사에 아버지가 오래 근무했던 게 통로가 됐다.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버지가 만남을 주선했다.”

권 대표는 2017년 9월 이 박사 등 메디슨 출신 구성원 5명과 함께 리솔을 창업했다. 핵심 기술로 CES 방식을 선택했다.

“CES는 뇌의 특정 부위에 전기 자극을 줘서 뇌신경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방식이다. 뇌가 미세전류의 자극을 받으면 DMN(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DMN은 뇌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을 때 작동하는 부위를 일컫는다. 전자기기를 리셋할 때 초기 설정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아무 생각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때 DMN이 활성화된다. 이 DMN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편하게 잠을 잘 수 없고 우울감이 생긴다. 미세전류로 뇌를 자극하면 DMN을 유지하면서 수면의 질을 높이고 우울감을 줄일 수 있다.”

북미 ‘정신의학클리닉’ 저널에 따르면 CES는 수면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생체리듬 호르몬에도 영향을 준다. “임상 논문에 따르면 CES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감소시킨다. 반면 정신적 만족감, 안정감을 제공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과 수면을 유도하고 면역력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촉진한다. CES의 호르몬 안정화 작용을 통해 신경화학 물질들이 스트레스를 받기 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CES는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논문을 보면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의 뇌에 베타아밀로이드 같은 유해 단백질이 쌓인다.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알츠하이머 위험이 커진다. 알츠하이머는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세포를 손상시키면서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미세전류는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유해 단백질이 뇌에 쌓이는 것을 막는다. 미세전류로 뇌를 관리하면 경도 인지장애를 예방할 수 있다.”

임상 연구로 검증

슬리피솔 제품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2019년과 2021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두 번의 임상 연구를 했다. “1차 임상 57명, 2차 임상 9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개발 중인 제품의 불면과 우울증 개선 효과가 최대 50%에 달한다고 인정받았다. 스트레스 해소와 수면 장애 개선, 인지 능력 및 집중력 향상을 위한 치료 시스템으로 3건의 국내 특허등록도 완료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와 유럽의 상품규격 인증(CE)으로부터 안전성도 인증받았다.”

슬리피솔은 권장 사용 시간 30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진다. 2가지 수면 모드와 집중력 모드, 스트레스 완화 모드 등 총 4가지 모드 중 상황에 맞는 것을 선택해 쓰면 된다.

권 대표는 “해외 사업의 피치를 올릴 계획이다. 베트남 진출을 준비 중이고 이미 제품을 수출한 미국과 일본에는 지사와 매장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슬리피솔 판매가는 15만4000원이다. 신용카드는 무이자 할부 3개월로 구매할 수 있다.

박지혜 기자 wisdom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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