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광산' 인수 7년 만에 대박…잇단 러브콜 받는 MP머티리얼스 [글로벌 종목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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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8.14 06:00 수정2025.08.14 06:00

'망한 광산' 인수 7년 만에 대박…잇단 러브콜 받는 MP머티리얼스 [글로벌 종목탐구]

미국 내 유일한 희토류 광산 운영 기업인 MP머티리얼스(MP Materials)가 최근 미국 국방부와 애플로부터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고 있다.

MP머티리얼스는 2017년 몰리코프로부터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에 위치한 희토류 광산과 관련 자산을 인수하며 설립됐다. 몰리코프는 2010년 상장했지만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 밀려 2015년 파산했다. 제임스 리틴스키 MP머티리얼스 CEO는 당시를 회상하며 "그건 마치 '축하합니다, 망한 광산을 받으셨습니다'라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그것(희토류)이 국가 안보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믿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2020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의 합병을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MP머티리얼스는 희토류의 전략적 가치 부각에 힘입어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잇따른 러브콜을 받으며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美국방부 4억달러 투자…'시장가 2배 구매'도 보장

지난달 MP머티리얼스는 미국 국방부와 4억달러(약 5500억원) 규모의 우선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국방부는 여기에 더해 MP머티리얼스가 생산하는 희토류를 현재 시장 가격의 두 배로 구매하겠다는 조건도 포함했다. 희토류 자석의 핵심 원료인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의 경우 kg당 최소 110달러의 가격을 보장받는다. 시장 가격이 그 이상일 경우 초과 이익의 30%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설계했다. 현재 시장 가격은 약 63달러 수준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에 위치한 MP머티리얼스의 희토류 광산.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에 위치한 MP머티리얼스의 희토류 광산.

국방부의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희토류 공급망 재건 계획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대부분 희토류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중 약 70%는 중국산이다. 이런 구조 속에서 서방의 채굴업체들은 독자적인 가격 체계 도입을 오랫동안 요구해왔다. 빌 그린월트 전 국방부 산업정책 차관은 "이런 방식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미국 정부는 일반적으로 민간 부문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희토류는 자동차, 풍력 터빈, 스마트폰 등 민간 분야는 물론, 전투기, 드론, 잠수함, 미사일 시스템 등 군수 산업에 필수적인 고성능 자석의 원료로 사용된다. 미사일 유도 시스템, 위성 통신, 스텔스 코팅 등 첨단 무기 기술에도 반드시 필요한 소재다. 이처럼 전략적 중요성을 갖춘 희토류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은 희토류 공급망의 리쇼어링(국내 회귀)을 추진해왔다.

'망한 광산' 인수 7년 만에 대박…잇단 러브콜 받는 MP머티리얼스 [글로벌 종목탐구]

이 같은 호재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6일 MP머티리얼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42달러에서 78달러로 두 배 가까이 상향 조정했다. 다만 자문사 프로젝트블루의 데이비드 메리먼은 “가격 보장이 수요 기업들의 투자를 실제로 유도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민간 계약도 이어져애플과 5억달러 공급 합의

MP머티리얼스는 국방부에 이어 민간 기업인 애플과도 5억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희토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애플이 향후 4년간 미국 내에 5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계획의 일환이다. MP머티리얼스는 아직 희토류 자석을 상업적으로 생산하고 있지는 않지만 연내 이를 시작할 예정이다.

양사는 이번 계약에 따라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위치한 제조시설에서 생산된 희토류 자석을 애플에 공급하고,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 광산 내에는 공동으로 신규 재활용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출하는 오는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망한 광산' 인수 7년 만에 대박…잇단 러브콜 받는 MP머티리얼스 [글로벌 종목탐구]

전문가들은 MP머티리얼스가 한순간의 호재만으로 이 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MP머티리얼스는 2021~2024년 중국의 공급 확대와 가격 하락으로 주가가 70% 이상 급락한 시기를 겪었다. 이 시기 리틴스키 CEO는 정계와의 관계 구축에 집중했다.

미국 정치자금 감시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MP머티리얼스의 로비 지출은 지난해 기준 75만달러(약 10억원)에 달했다. 드루 혼 그린멧어드바이저리 CEO는 "MP머티리얼스는 수년 전부터 물밑 작업을 해왔다"며 "이번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부터 추진된 계획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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