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KIA전이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삼성 선발 원태인이 3회 교체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삼성 라이온즈와 류중일호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삼성과 한국 야구 대표팀 에이스 원태인(24)이 어깨 부상으로 한국시리즈 남은 경기서 뛰지 못한다. 11월 중순 열리는 2024 프리미어12 대회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 구단은 26일 2024 KBO 한국시리즈 4차전 종료 후 "원태인이 경기 후 MRI(자기공명장치)를 촬영한 결과,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 손상이 관찰됐다. 관절 안에 약간의 출혈과 붓기가 있는 상태이며 어깨 회전근개 힘줄염이 동반돼 4~6주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른 강판이 괜한 것이 아니었다. 원태인은 이날 오후 2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2⅓이닝 동안 6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6실점을 기록, 3회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1차전 5이닝 66구 무실점을 하던 때의 견고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끈질기게 달라붙는 KIA 타선에 고전하면서 투구 수가 78구에 달했고 최고 구속이 시속 148㎞밖에 나오지 않았다.
3회에는 김선빈에게 안타, 김도영에게 볼넷, 나성범에게 안타를 허용해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우중간 외야에 뚝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또 한 번 1사 만루 위기가 만들어지자 송은범과 교체됐다. 이후 송은범이 김태군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면서 원태인의 자책점은 6점까지 늘어났다.
강판 후 얼마 되지 않아 삼성 구단은 "원태인이 어깨 쪽에 약간의 불편감이 있어 선수 보호차원에서 교체됐다"며 "병원 진료 계획은 없다"고 알려 큰 부상은 아닌 듯했다.
그러나 민감한 어깨 관절와순 쪽이 다친 것이 확인되면서 충분한 휴식은 불가피하게 됐다. 자연스레 한국시리즈가 한창인 삼성 입장에서는 초비상이다.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KIA전이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삼성 선발 원태인(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3회 교체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이날 2-9 패배로 삼성은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벼랑 끝 위기에 놓였다. 하루 휴식 후 28일부터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3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적지에서 모두 승리해야만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은 내보낼 선발 투수가 마땅히 없는 상황이다. 한국시리즈 전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 좌완 베테랑 선발 백정현이 모두 다치면서 삼성은 데니 레예스-원태인에 의존해 한국시리즈까지 왔다. 레예스가 3차전에서 7이닝 역투로 삼성의 승리를 이끌며 반격의 불씨를 살렸으나, 다음 등판은 긍정적으로 바라봐도 6차전이다. 일단 당장 잡아야 하는 5차전은 좌완 이승현과 황동재 둘 중 하나로 예고한 상황이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도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류중일호는 지난 24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대회 준비를 시작했다.
원태인은 지난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부터 성인 대표팀에서 승선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등을 거쳐 차세대 국가대표 우완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더욱이 이번 대표팀에는 문동주(한화 이글스),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등 어린 선발 투수들이 부상 등의 이유로 대거 빠져 선발 자원이 없다. 류중일 감독도 지난 24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명단을 보시면 알겠지만, 선발 투수가 별로 없다. 있긴 있는데 특히 한 경기를 잡아줄 투수가 잘 안 보인다. 어느 경기에 누구를 내보낼지 훈련하면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원태인은 곽빈(두산), 고영표(KT 위즈)와 함께 믿을 만한 몇 안 되는 선발 투수였다. 하지만 민감한 어깨 관절와순 부위에 부상이 발견되면서 류중일호는 또 하나의 에이스를 잃게 됐다.
한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원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