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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1분기 이후 EU 전력 기업 달린다
독일이 대규모 재정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비치면서, 유럽연합(EU) 지역 경기부양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동반해 올라오고 있다. 미국의 사례를 보면 각종 시설물에 대한 강한 투자수요를 동반하는 인위적 경기 부양책은 전력설비 산업의 업황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아직까지는 불확실한 측면이 많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결 이후 발생 가능한 재건수요도 유럽 전력설비 기업들의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올해 1분기 이후에는 유럽의 전력설비 기업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하는 시기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출발 이후, 정부주도 경기부양의 모멘텀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 재정적자의 축소를 목표로 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여러 영역에서 급진적인 방법을 동원해 연방정부의 지출을 통제하는 중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전력설비 업종의 실적에 상당한 기여를 했던, 각종 재정정책들의 마비를 시도하려 한다는 점이 우려된다. 다소 무리한 지출을 감수하면서, 일단 경기 부양책을 사용하겠다는 독일과는 전혀 반대의 방향이다.
위와 같은 관점에서, 최근 발표된 유럽의 에너지 정책인 ‘Clean Industrial Deal’이 눈길을 끈다. EU지역의 에너지 물가를 낮추고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정책으로 탄소중립 목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력한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통해, 탄소 배출량 감축목표를 달성하면서, 동시에 경기도 부양하자는 것이 Clean Industrial Deal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EU는 재생에너지의 광범위한 활용과 에너지 효율의 제고, 그리고 순환경제 등 세 가지 부분들을 강조하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지멘스 잠재력
세계 친환경 정책을 대표하는 지역이면서도, EU의 실질적인 전력 생산량은 장기간에 걸친 정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친환경 발전시설을 지속적으로 증설해왔으나, 그만큼 화력발전 비중을 줄여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게 되면, EU의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상당히 커진다.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심리가 국제 에너지 가격을 자극하게 될 시에는, 에너지 물가의 추가적인 부담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지금도, EU지역 전기요금은 미국이나 아시아 지역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결국 장기적으로 EU가 에너지 수급의 균형을 추구하는 대안은, 제한적인 에너지 공급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효율에 있다고 판단한다.
에너지 수요를 자극하는 경기부양과 탄소중립의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EU의 정책은 에너지효율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산업 업황에 상당히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일차적으로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효율화 솔루션의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 되고, 각종 시설물들의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전력기기들의 수요에도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발이 쉬운 화석에너지의 생산량을 늘려 에너지비용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미국의 정책과는 차원이 다른 형태의 솔루션을 요구하는 정책이라는 의미다. 전력설비의 영역으로 한정한다면, Clean Industrial Deal을 통해 수요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로 자동화설비 및 Smart Factory를 가동하는 위한 배전설비, 각종 충전인프라, 에너지 저장장치, 친환경 난방장치(Heat Pump) 등을 제시할 수 있다.
전력설비 산업의 업황에 정부 재정정책이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히 크다. 더 이상, 재정적자의 부담에 속박되지 않겠다는 유럽의 태도가 유럽 전력설비 기업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중요한 이유다. 유럽 배전설비 대표기업으로는 세계 배전설비 선두권 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SU FR)과 빌딩·전력관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지멘스(SIE DE) 등을 제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