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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케빈 워시가 주장한 통화정책 방향
현지시간 1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했다. 인준 절차 진행 중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부터 워시가 의장의 직무를 수행한다.
과거 그의 행적을 살펴보면 2006년부터 11년까지 연준 이사로 재직할 당시에 2차 양적완화를 반대했고, 인플레에 대해서도 매파적 입장을 고수했다는 점이 주요한 특징이었다. 또 최근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를 주장했다는 점에서 일부 시장 참여자는 그가 매파적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워시 지명 직후 증시 및 금 급락, 장기금리 반등, 달러화 강세가 나타났다. 그는 연준 통화정책 프레임워크가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롭게 의장에 취임할 케빈 워시의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과 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금리 정책에 대해서는 작년부터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지지해 왔다. 2011년까지 연준 이사로 재직 중에는 인플레에 대해 다소 매파적이었다<표1 참고>. 그러나 최근에는 관세로 인한 인플레 상승은 일시적이겠지만, AI를 통해 생산성이 향상되고 있어 인플레 둔화를 견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연준 경제전망(SEP)이 매우 비효율적이며 경제 데이터에 대한 의존도, 포워드 가이던스와 같이 시장과의 과도한 커뮤니케이션을 비판했다.
연준 B/S 축소에 필요한 조간
시장은 대차대조표(B/S) 축소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케빈 워시는 그간 과도한 양적완화(QE)를 비판해 왔다. 금리는 인하하고 B/S는 축소하면서 자금을 실물 경제로 흘러가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 B/S에 대해서는 베센트 재무장관도 비슷한 스탠스를 보였다. QE가 빈번하게 사용되어서는 안 되고, 연준은 시장에 대한 왜곡을 축소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1월 14일 연준에서는 “The Central Bank Balance-Sheet Trilemma(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트릴레마)” 보고서를 발간했다. 동 보고서는 중앙은행이 B/S와 관련해 3가지 목표(① 소규모 B/S, ② 단기금리의 낮은 변동성, ③ 제한적인 시장 개입) 중 2가지만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트릴레마에 직면해 있다는 결론이다(그림1).
연준이 소규모 B/S를 선택할 경우 양적긴축(QT)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 유동성(지준)이 감소하면서 단기자금시장이 타이트해질 수 있다. 유동성 부족은 단기금리를 급등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 완화를 위해 연준의 개입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트릴레마는 12월 FOMC에서 연준이 RMP, 사실상 QE를 통해 시장에 다시 유동성을 공급하게 된 배경으로 볼 수 있다.
작년 10월과 11월 케빈 워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QE 등으로 인해 통화정책의 금융시장 영향력이 과도하게 확대된 점을 비판해 왔다. 그의 주장대로 B/S를 축소하려면 차기 의장이 취임한 뒤 연준은 RMP 정책을 중단하고 QT로 전환해야 한다.
연준이 적극적으로 자산 축소를 진행할 경우 장기국채 수급 부담이 특히 심화될 수 있다.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중에서 잔존 만기 10년 초과 국채는 3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규모 감세로 인해 재정적자가 늘어나면서 채권 발행도 추가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재무부 QRA에서도 향후 이표채 발행이 확대될 수 있다는 포워드 가이던스가 제시됐다.
20년 이상 미 장기국채 잔액에서 현재 연준이 보유하는 비중은 30%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동 비율은 10% 중반 수준이었지만 양적완화 등을 통해 연준의 장기국채 보유 비중은 30% 후반까지 급증했다(그림2). 22년부터 진행된 QT를 통해 장기채 비중이 줄었지만 팬데믹 직전(2018~19년)에 비해 아직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준 B/S 확대를 통한 장기채 보유 비중 증가는 텀 프리미엄 축소에 기여해 왔다. 뉴욕 연은의 ACM 모델로 분석한 10년물 국채 텀 프리미엄은 2010년대에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다(그림3). 2022년 6월부터 양적 긴축이 시작되면서 민간의 미 국채 수급 부담이 심화됐다.
2025년 트럼프 정부에 들어서면서 관세 수입이 재정적자를 일부 완화시켰고 여전히 연준은 적지 않은 규모의 장기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장기국채 텀 프리미엄은 오히려 확대됐다. 미국 재정적자 확대 전망, 연준 QT, 미국채 신뢰도 저하 등이 2025년 텀 프리미엄의 상승을 견인했다고 판단한다.
앞서 언급한 B/S 트릴레마에 따르면 연준이 소규모 대차대조표를 선택할 경우 단기금리의 낮은 변동성 혹은 제한적인 시장 개입 중에서 1가지 목표만 달성할 수 있다. 1) 단기금리 변동성을 축소하기 위해서는 재무부와 연준의 정책 공조와 같은 시장 개입이 예상된다.
이때 재무부는 장기국채 발행량을 크게 축소하는 반면, 단기채 발행은 늘리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늘어난 단기국채에 대해서는 연준이 매입하는 방식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만약 워시의 주장대로 B/S 축소와 함께 2) 시장 개입도 최소화함으로써 연준의 영향력을 낮추고자 한다면 높은 금리 변동성을 용인해야 한다. 그렇지만 2019년 하반기나 2025년 연말과 같이 양적 긴축으로 인해 자금시장이 급격히 타이트해질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나 케빈 워시의 주장대로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금리 변동성은 불가피하다. B/S 축소, 국채 공급 증가로 국채시장 수급 부담이 높아지며 텀 프리미엄 상승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CBO 추정에 따르면 올해 OBBBA로 인해 연간 5천억달러의 재정적자 확대가 예상된다. 이로 인해 미국채 공급은 점진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경제의 재정 의존도가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연준 B/S 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설 경우 텀 프리미엄의 추가적인 상승으로 인해 장기금리 상방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등 B/S 정책이 긴축으로 다시 전환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
통화정책에 주는 시사점
현재 미국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올해 2차례 정도의 연준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지명자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고, 트럼프 정부도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더 강화되지 않았다. 작년 하반기 미국 경제 성장률은 개선됐고, 고용시장 위험은 다소 약화됐기 때문이다.
최근 연준 인사들은 추가 금리 인하가 초래할 수 있는 인플레 반등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파월 의장도 관세가 상품 물가에 전이되는 압력이 올해 중반 정도에 고점을 기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1월 FOMC 의사록에서는 인플레가 장기간 연준 목표를 오버슈팅하고 있어 일부 위원들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서비스 물가의 추가 둔화가 제한되고 있고, 실업지표도 개선되고 있어 인플레 경계심도 지속될 전망이다.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연준 의장이 취임하더라도 내부 의견을 수렴해 가며 통화정책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표2>를 참고하면 2~3월 중 연준 의장 인준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현실적으로 B/S 축소가 어렵다고 해도 청문회 기간 중 발언이나 임기 초반 통화정책 및 B/S 정책에 대한 신임 의장의 스탠스가 채권 금리 상승을 견인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그간 케빈 워시 지명자가 꾸준히 연준 QE, 현재 통화정책 프레임워크에 대해 비판해 왔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높아진 재정 의존도, 일본 2/8일 중의원 선거 이후 재정 확대 가능성 등 연초 대외금리 변동성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 국채 10년 금리는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예상한다.

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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