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선도주 ‘매그니피센트 7’
서학개미 무조건 편애 옛말
올해 美주식 매수세 확대에도
메타·애플·테슬라 대거 처분
마이크론·샌디스크 쓸어담아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빅테크 ‘매그니피센트7(M7)’에 대한 서학개미의 편애가 식어가고 있다. M7을 전방위적으로 매수하던 과거와는 달리, 인공지능(AI) 산업 동향을 살피며 발 빠른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서학개미는 연초 엔비디아만 1조원 가까이 팔아치우고, 메모리 반도체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였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들이 주축인 국내 일반투자자의 올해 M7 매수세는 지난해보다 약해졌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M7 종목 7개(알파벳은 A주 기준)를 14억2198만달러(약 2조원)어치 순매수해, 지난해 16억3571만달러(약 2조3000억원)보다 10% 넘게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개별 종목은 시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서학개미의 매수세가 늘거나 줄 수 있지만, 서학개미가 미국 주식 투자를 전반적으로 늘리고 있는데도 M7 매수세가 줄어드는 것은 흔치 않은 패턴이다. 이 기간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64억달러(약 9조3000억원)에서 89억달러(약 12조9000억원)로 증가했다.
서학개미는 올해 M7 중 세 종목을 순매도했다. 엔비디아(6억2729만달러)를 가장 많이 처분했고, 메타(3억238만달러)와 애플(1090만달러)도 순매도했다. 나머지 4곳은 순매수했지만 테슬라 순매수액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6억7381만달러)으로 급감했다. 테슬라는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서학개미의 ‘최애’ 주식으로 군림해왔으나 올해는 실적이 견고한 알파벳(10억8518만달러)보다 순매수액이 밀린다.
이는 서학개미의 투자 스타일 변화를 시사한다.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서학개미들은 M7에 깊은 신뢰를 보였다. 오죽하면 한국은행이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는 M7 등 인지도가 높은 종목에 쏠려 있다’고 지적할 정도였다.
이정욱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운용본부 부장은 “고수익을 추구하는 서학개미는 AI 산업의 성장에 따라 M7보다 더 큰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들로 넘어가는 흐름”이라며 “M7은 이제 위험자산 가운데 상대적 안전자산”이라고 평가했다.
M7은 2023년 이후 폭발적인 주가 상승과 높은 인지도로 인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 전략가는 이들 7개 기업이 AI 경쟁에서 독점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과거 유행했던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대신 M7이라는 용어를 새로 만들었다. M7은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뉴욕증시 상승세에서 가장 크게 튀어오르며 그 명성을 입증했지만, 이후로는 주가가 횡보하고 있다.
연초 서학개미는 엔비디아를 1조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AI 산업 주도주의 교체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 대신 매수세가 향한 곳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다.
서학개미는 이 기간 마이크론(4억6692만달러)과 샌디스크(5억5587만달러)에 대규모 순매수 자금을 퍼부었다. 최근 AI 투자의 병목 현상이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심해질 것으로 예측되며 국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초강세를 보이자, 서학개미도 발 빠른 순환매에 나섰다.
또한 서학개미는 AI 투자에 의문부호가 남는 메타도 대규모로 순매도했다. 최근 AI에 사활을 걸고 있는 메타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대규모 자금을 AI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고 있지만, 수익화 전망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큰 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도 AI 과잉 투자 우려가 지적되지만 최근 주가가 크게 조정받거나 횡보세가 길어 연초 저가 매수 수요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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