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토큰증권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SGA솔루션즈(184230) 자회사 펀블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디지털 증권 사업자 인가 신청 자격을 부여받았다. 국내에서 다져온 자산 토큰화 기술력과 인프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중동 금융 중심지인 두바이에서 STO(토큰증권발행)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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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전경. (사진=이미지투데이) |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펀블은 이달 UAE 금융위원회로부터 디지털 증권 사업자 인가 신청 자격을 획득했다. 본인가까지 획득할 경우 두바이에서 정식 금융사업자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펀블은 연내 인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현지에서 자산 토큰화 기반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2019년 설립된 블록체인 기반 실물자산 조각투자 플랫폼 기업 펀블은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해운대 엘시티 등 국내 대표 부동산을 대상으로 5000원 단위 소액 투자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으며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예비인가를 신청하며 제도권 진입을 본격화했다.
두바이 샌드박스 건너뛰고 곧바로 본인가 가능해져
주목할만한 점은 펀블이 두바이 디지털 증권 사업자 등록을 위한 필수 절차인 ‘규제 샌드박스’를 건너뛰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펀블은 곧바로 디지털 증권 사업자 본인가 신청이 가능해졌다.
일반적으로 두바이에선 일정 기간 샌드박스를 통해 사업 안정성을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펀블은 한국에서의 사업 운영 경험을 인정받아 곧바로 본인가 단계로 진입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사업 이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펀블은 이번 UAE 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 주요 금융기관 및 투자기관들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현지 자산의 발행, 유통, 결제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역할을 분담하고, 현지 규제와 시장 환경에 최적화된 디지털 증권 사업모델을 빠르게 안착시킨다는 전략이다.
블록체인·웹3 키우는 두바이서 K토큰증권 알린다
펀블은 두바이가 블록체인·웹3 산업에 친화적인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와 독립 규제기관 DFSA는 자산 토큰화를 위한 샌드박스를 운영하는 등 관련 시장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리플, 크립토닷컴 등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들도 두바이에서 사업 인가를 획득했다.
또 두바이는 연매출 37만5000디르함(한화 약 1억4100만원) 미만의 기업에 법인세를 면제하는 제도를 운영하는 등 스타트업 친화적인 환경을 갖췄다.
펀블은 UAE를 글로벌 디지털 증권 허브로 삼아 중동·북아프리카(MENA) 시장을 시작으로 향후 미국, 유럽 등지로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또 한국에서의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인가와 더불어 글로벌 디지털 증권 라이선스를 취득할 경우, 글로벌 법적 안정성과 제도 신뢰를 확보한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STO 기업으로 거듭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펀블 관계자는 “한국에서 검증된 STO 사업모델과 SGA솔루션즈의 블록체인 기술 및 차세대 보안기술을 융합하여 디지털 증권과 실물자산을 잇는 글로벌 투자금융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며 “UAE를 시작으로, 전 세계 실물자산 토큰화 시장에서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