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 탱커 걷어내고 LNG 집중…SK해운 '운송 인프라'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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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 SK해운 매각 불발 이후 추가 밸류업
사업 가지치기…LNG 운반선 비중 대폭 확대
부채비율, 2540→482%…8년 체질개선 결실
계약 기반 현금흐름…''운송 인프라형 선사'' 평가

  • 등록 2026-07-15 오후 5:50:09

    수정 2026-07-15 오후 5:50:09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SK해운의 매각 불발 이후 추가 밸류업에 나선 한앤컴퍼니가 탱커선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장기계약이 붙은 LNG선에 집중해서 회사 사업 구조를 '경기 변동성이 큰 종합 해운사'에서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가스선 전문선사'로 재편하는 전략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SK해운은 글로벌 3~4위권 LNG선사로 올라설 전망이다.

[마켓인] 탱커 걷어내고 LNG 집중…SK해운 '운송 인프라'로 탈바꿈

비핵심 선대 걷어내고 LNG 강화…장기계약이 핵심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은 에이치라인해운으로부터 LNG선 16척을 인수하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1척과 중형 제품선(MR) 1척을 넘기는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선박에 연계된 장기운송계약과 선박금융도 함께 이전하며, 자산 가치 차이는 현금으로 정산한다.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은 모두 한앤코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다. 사실상 한앤코가 두 포트폴리오 기업의 선대를 재배치하는 거래다. 앞서 SK해운은 지난 2월 팬오션에 VLCC 10척을 매각하기로 했으며, 이번 거래까지 마무리되면 탱커선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이번 선대 재편은 HMM과의 매각 협상이 결렬된 이후 추진된 추가 밸류업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앤코는 지난 2024년부터 SK해운 매각을 추진해 지난해 2월 HMM을 일부 사업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가격과 인수 범위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한앤코는 매각 불발 이후 탱커선 등 비핵심 선대를 정리하고 LNG선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왔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SK해운의 LNG선은 16척에서 32척으로 두 배 늘어난다. LPG선 14척까지 포함하면 전체 선대 54척 가운데 가스선이 46척을 차지하게 된다. 종합선사에서 LNG·LPG 중심의 가스선 전문선사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셈이다.

이번 거래의 핵심은 선박에 연계된 장기계약에 있다. SK해운이 인수하는 LNG선 16척에는 비톨과 엑손, 페트로나스, 카타르에너지 등 우량 화주와 체결한 정기용선계약이 붙어 있다. 계약은 대부분 2035년 이후까지 이어진다.

시황에 따라 운임이 크게 오르내리는 스팟 영업과 달리 장기계약은 계약 기간 운임 수취가 보장되고 연료비와 선박 투자비 등 비용 변동도 운임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탱커선 매각으로 매출은 줄어들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LNG선과 장기 현금흐름을 확보해 수익성과 실적 안정성은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부채비율 2540→482%로…운송 인프라형 선사로 발돋움

한앤코는 실제 인수 이후 장기계약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업계에 따르면 SK해운 전체 매출에서 5년 이상 장기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70%에서 2024년 말 87%로 상승했다. 대표적인 경기민감 업종인 해운업에서 스팟 운임 의존도를 낮추고 계약 기반 현금흐름을 확보하면서 SK해운을 사실상 운송 인프라 기업에 가까운 구조로 바꿨다는 평가다.

회사의 체질 개선은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앤코는 2018년 유상증자 1조원과 전환사채 5000억원 등 총 1조5000억원을 투입해 당시 부채비율이 2540%에 달하던 SK해운을 인수했다. 또 인수 이후 스팟 영업을 줄이고 장기계약을 확대하는 한편 SK그룹 계열사에 집중됐던 화주를 한국가스공사와 발전 공기업, 해외 에너지 기업 등으로 다변화했다. 그 결과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81.7%까지 낮아졌다.

다만 이번 거래로 단기적인 재무 부담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K해운이 넘겨받는 LNG선은 탱커선보다 선가가 높고 연계된 선박금융 규모도 큰 만큼 거래 종결 이후 현금 순유출과 차입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SK해운의 총차입금은 6조3925억원이다.

그럼에도 장기계약에서 창출되는 EBITDA와 팬오션 대상 VLCC 매각대금은 이 같은 부담을 일부 상쇄할 전망이다. EBITDA는 이자비용, 세금, 감가상각비를 빼기 전의 영업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실제로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핵심 재무 지표다.

NICE신용평가도 선박금융 증가로 SK해운 재무지표가 단기적으로 저하될 수 있지만 장기 LNG 계약의 수익성을 고려하면 신용도에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SK해운의 사업 구조 단순화가 향후 기업가치와 매각 가능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와 운임 변동에 민감한 종합 해운사보다 장기계약 기반 LNG 운송사가 실적 예측 가능성과 현금흐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한앤코는 SK해운의 매출 규모보다 EBITDA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탱커를 정리하고 LNG에 집중하면서 에너지 운송 인프라에 가까운 사업 구조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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