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LG이노텍(011070)이 조만간 회사채 시장의 문을 두드릴지 자본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대규모 설비 투자가 예정된 가운데 하반기 본격적인 금리 인상 신호까지 켜지면서, 조달 비용이 더 오르기 전 선제적으로 만기 구조를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견조한 신용도와 과거 압도적인 회사채 흥행 이력을 고려하면 언제든 우량채 대기 수요를 빨아들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이 차입 구조 단기화에 대한 선제적 관리 차원에서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단기차입금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로 현금창출력이 다소 둔화하며 장기 유동성 확보 유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단기차입 비중 상승세
LG이노텍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 2조1968억원 중 단기차입금은 8251억원으로 37.6%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말(32.1%) 대비 5.5%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적정 단기차입 비중인 50%보다는 낮지만, 기존 은행 대출과 발행 회사채의 만기가 차례로 돌아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환 스케줄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회사채 발행 유인은 충분하다. 올해 1분기 LG이노텍의 잉여현금흐름(FCF)은 859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1210억원) 대비 29% 감소했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반도체 기판(FC-BGA)을 비롯한 시설투자에 2142억원에 달하는 자본적지출(CAPEX)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에서 설비투자 등 필수 지출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손에 쥔 현금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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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이노텍 구미사업장 전경.(사진=LG이노텍) |
여기에 초대형 투자까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현재 LG이노텍은 AI 서버용 반도체 기판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 아래 베트남 패키지솔루션 공장에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예정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손에 쥔 현금이 줄어든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차질 없이 이어가기 위해선 회사채와 같은 외부 자금 조달 수단이 필연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의 가파른 실적 성장세와 대조를 이뤄 더욱 눈길을 끈다. 올해 1분기 LG이노텍의 영업이익은 2953억원, 당기순이익은 22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6%, 167.6% 급증했다.
본업에서 벌어들인 현금인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3001억원으로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 결국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하며 외형을 키우고 있음에도, 공격적인 투자 부담 탓에 자체 현금만으로 이를 모두 감당하기는 점차 빠듯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형님 LG전자 완판에 시장 기대감 상승
시장에서는 하반기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의 변화가 LG이노텍의 조달 시점을 앞당길 핵심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기준금리가 3.00%까지 오를 가능성을 점치는 등 시장 금리 변동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당장 눈앞에 닥친 상환 부담이 없더라도 조달 비용이 본격적으로 뛰기 전에 선제적으로 장기물 중심의 회사채를 찍어 차입 구조를 안정화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재 LG이노텍이 보유 중인 무보증 사채 만기는 2027년 5월(200억원)과 2030년 8월(5100억원)로 당장의 상환 압박은 없는 상태다.
특히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의 압도적인 회사채 발행 이력에 주목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앞서 지난 2023년 2월 회사채 수요예측 당시 2000억원 모집에 무려 2조8000억원의 뭉칫돈을 끌어모으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회사채 시장이 호황이었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2·3·5년물 모두 개별 민평금리 대비 언더발행(-26bp~-60bp(1bp=0.01%p))에 성공하며 기관투자자들의 굳건한 신뢰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모회사인 LG전자(066570)가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막강한 자금 흡수력을 보여준 점도 고무적이다. 지난달 LG전자는 2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조2500억원의 주문을 확보하며 전 구간 언더발행을 기록했다. 최근 금리 변동성 확대로 회사채 시장 투심이 다소 위축된 상황임에도 LG전자 계열에 대한 기관들의 탄탄한 수요가 입증된 만큼, LG이노텍 역시 우호적인 환경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관련 LG이노텍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다양한 조달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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