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태훈이 3개월여 만에 시즌 3승째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의 별을 향한 질주를 시작했다.
옥태훈은 4일 경북 예천의 한맥CC(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경북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9개와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를 적어낸 옥태훈은 단독 2위 최민철(17언더파 271타)을 5타 차로 멀찌감치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 6월 KPGA 선수권대회와 군산CC오픈을 연달아 제패한 뒤 올 시즌 첫 다승자가 된 옥태훈은 3개월여 만에 가장 먼저 3승 고지를 밟으면서 문도엽(2승)을 제치고 다승 단독 1위에 올랐다. 아울러 우승상금 1억4000만원을 더해 상금 1위(9억9162만원)와 함께 제네시스 대상 1위를 내달렸다.
우승 2회 포함 톱10에 7차례 이름을 올리며 상반기 최고의 활약을 펼친 옥태훈은 하반기 들어 다소 주춤했다. 하반기 출전한 5개 대회에서 톱10은 한 번도 없었고, 2주 전 골프존 오픈에선 컨디션 난조 탓에 1라운드를 마친 뒤 기권했다. 그 사이 문도엽이 시즌 2승째를 거두는 등 다승, 상금, 대상 등 주요 타이틀 경쟁에서 다른 선수들에게 추격을 허용해야 했다.
그랬던 옥태훈이 이번 대회에서 다시 최고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첫날 공동 10위(4언더파)로 나선 옥태훈은 2~3라운드에서 총 10타를 더 줄여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마지막 날 3타 차 단독 3위로 출발해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옥태훈은 3번홀(파3)부터 3개 홀 연속 버디로 신바람을 내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특히 4번홀(파4)에선 8m 거리의 칩인 버디를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는 화끈한 세리머니로 갤러리의 환호를 자아내기도 했다. 7번(파3)과 8번홀(파5)에서 또 연속 버디를 낚은 옥태훈은 9번홀(파4)에서 이날 첫 보기를 범했으나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10번홀(파4)까지 옥태훈을 한 타 차로 추격했던 배용준은 11번홀(파4) 티샷 실수에 이은 더블보기로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옥태훈은 후반에도 기세를 높였다. 그는 후반 10번(파4)과 11번(파4), 12번홀(파5)에서 또 3개 홀 연속 버디를 몰아쳐 추격자들의 의지를 꺾었고, 14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아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남은 홀에서 타수를 잃지 않은 옥태훈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파세이브에 성공한 뒤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는 세리머니로 우승을 자축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