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매출 28% 급감, 주가 하락·감원 발표
中업체, 품질·기술 프리미엄급으로 올라서
위기극복 나선 나이키, 철저한 현지화 박차
거의 반세기 전, 나이키의 공동 창업자 필 나이트는 여름철 찜통더위 속 중국의 완행열차를 타고 여행하며 ‘10억 명의 인구, 20억 개의 발’이라는 야심 찬 비전을 그렸다.
중국은 나이키의 가장 수익성 높은 시장 중 하나로 성장했고, 이는 미국의 거대 기업들이 중국의 경제 성장에 올라타는 완벽한 성공 공식으로 통했다.
하지만 2026년 5월 현재, 나이키의 중국 사업은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초경쟁적이고 민족주의적 성향이 짙어진 중국 소비 시장의 늪에 빠진 미국 기업의 우울한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최근 3개 분기 동안 나이키의 중국 매출은 5년 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8%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한때 글로벌 성장을 견인했던 중국은 이제 나이키 사업 부문 중 가장 실적이 저조한 지역으로 전락했다.
나이키 경영진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5월 31일 마감되는 이번 분기의 중국 및 대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암울한 전망 여파로 나이키 주가는 10여 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고, 결국 전 세계 인력의 2%인 14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고전은 나이키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타벅스, 게스, 미국 전기차 브랜드 등 중국을 미래 필수 시장으로 여겼던 수많은 기업이 중국의 경제 침체와 갈등 국면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직 나이키 직원들은 회사가 중국의 경쟁 구도 변화를 너무 늦게 깨달았다고 지적한다. 안타(Anta), 리닝(Li-Ning) 같은 중국 내수 브랜드들은 이제 미국의 품질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빠르게 따라잡았다.
안타는 자국 과학자들과 협력해 질소를 활용한 특수 폼 쿠션을 개발, 나이키의 기술적 우위를 강력하게 위협하고 있다. 세계적인 NBA 스타 카이리 어빙 등도 현재 안타를 신고 코트를 뛴다. 현지 리뷰어들은 리닝의 최고급 러닝화를 나이키의 최고급 라인 ‘베이퍼플라이’와 동급으로 평가한다.
반면 나이키의 고가 라인은 대중에게 너무 비싸고, 저렴한 엔트리 모델들은 비슷한 가격대의 뛰어난 중국 프리미엄 신발들에 밀리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트렌드 변화 적응에도 실패했다. 나이키는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Douyin)’에 2024년에야 플래그십 스토어를 여는 등 경쟁사보다 수년이나 뒤처졌다. 또한 마이클 조던의 전성기를 보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 조던 브랜드를 맹목적으로 고집한 것도 오판이었다. 나이키 디자인이 “평범해졌다”고 느끼는 Z세대는 자신들의 문화를 녹여낸 자국 브랜드로 발길을 돌렸다.
2021년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와 관련된 불매 운동 직격탄, 2024년 파리 올림픽 광고에서 불거진 아시아인 비하 논란 등은 자국 문화를 중시하는 중국의 ‘애국 소비(궈차오·國潮)’ 트렌드와 맞물려 뼈아픈 타격이 되었다. 농구를 넘어 요가, 등산 등 아웃도어로 관심사가 다변화되는 현지 니즈를 재빠르게 흡수한 쪽도 나이키가 아닌 토종 브랜드였다.
위기 극복을 위해 나이키는 2024년 10월 엘리엇 힐을 새 CEO로 임명하고, 장기간 중국 지역을 이끌어온 고위 경영진을 대거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현재 나이키는 철저한 현지화를 뜻하는 ‘중국을 위한 중국’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하이에 스포츠 연구소를 세우고, 미국 외 지역 최초로 광고 제작용 ‘아이콘’ 스튜디오도 설립했다. 최근 현지 패션 인큐베이터인 라벨후드와 협력해 중국 맞춤형 플랫 슈즈를 내놓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이키는 최근 러닝 제품군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으나, 시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한 글로벌 애널리스트는 “나이키 성장을 주도할 중국 엔진은 사실상 꺼졌다”고 냉혹하게 평가했다. 그럼에도 엘리엇 힐 CEO는 “시간은 걸리겠지만 14억 잠재적 소비자가 있는 중국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기회”라며, 나이키가 중국에서 잃어버린 ‘20억개의 발’을 되찾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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