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한국의 사회동향 2024’
투약범죄가 전체 절반...공급범죄 10년간 3.6배 폭증
SNS·인터넷 통한 판매 기승...10·20대 범죄자 전체 35.8%
지난 10년간 마약범죄자가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마약사범 3명중 1명은 10대와 20대로 집계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발간된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24’엔 이런 내용이 담긴 ‘마약률 오·남용 실태’ 보고서가 담겼다.
강은영 한국 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쓴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마약류 사범은 2010년대부터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2003~2006년 연간 7000명대였던 마약류 사범은 2010년 이후 증가세로 돌아선 뒤 2015년 1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2014년 9984명이던 마약사범은 지난해엔 2만7611명으로 2.8배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단속 건수 역시 8648건에서 2만2300여건으로 폭증했다.
모든 마약류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데 아편 등 마약과 메트암페타민(필리폰) 등 향정신성 의약품 관련 사범의 증가세가 가팔랐다. 마약사범은 2014년까지 연간 700명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엔아 3970명까지 불었다. 향정사범은 2016년 처음으로 1만명에 도달했고, 지난해엔 1만9556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마사범은 지난해 4085명으로 10년전보다 3.4배 늘었다.
2014~2023년 동안 마약류 범죄를 유형별로 나눠보면 투약이 49.8%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공급범죄는 35.8%였고, 소지는 6.6%였다. 10년간 투약사범은 2.1배(5082명→1만899명) 늘어난 반면 공급사범은 3416명에서 1만226명으로 3.6배나 불어났다.
보고서는 폭증하는 마약범죄의 원인중 하나로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을 통한 거래 활성화를 꼽았다. 실제 SNS를 통해 마약류를 유통하다가 걸린 사범은 2018년 74명에서 2022년 105명으로 늘었다.
온라인 마약 유통이 활성화되다보니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청년층이 범죄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10~20대의 마약류사범 비율은 2021년 31.4%로 30대 비율(25.4%)을 처음으로 넘어선데다 지난해엔 35.6%까지 치솟았다. 반면 40대, 50대 비율은 감소중이다. 2019년엔 40대가 21.7%, 50대가 15.9%였는데 지난해엔 각각 14.2%, 10.3%로 내려앉았다.
보고서는 최근 폭력조직이 마약범죄에 침투하고 있는 것을 경계했다. 한국 폭력조직은 2000년대 초반까지는 마약류범죄와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2010년대 이후 밀수·밀매를 하다가 적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2019년엔 21개파 29명이 붙잡혔는데 작년엔 35개파 72명이 마약류범죄에 연루됐다. 다만 아직까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 이하로 미미한 수준이다.
보고서는 “전통적인 마약류 유통구조가 변하고 있으며 의료용 마약류 남용 및 이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는 등 마약 범죄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그동안 한국의 엄벌주의와 공급차단 전략만으로는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단속 중심의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중독자의 치료와 재활에 대한 지원과 관심은 적은 수준”이라며 “재범을 예방하기 위해선 치료·재활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치료프로그램 개편, 사회복귀 지원 등 정책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