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고춧가루 듬뿍"…튀르키예서 찾은 내장탕 [신예희의 나홀로 한입여행]

1 week ago 27

이슈켐베 초르바에 고추기름 한 큰술을 곁들인다 / 사진. ©신예희 여행은 느긋한 마음으로 휴식하는 게 제맛이라는 사람도 많을 텐데, 나는 어째서인지 매번 조바심 내며 바쁘게 돌아다닌다. 이유는 하나, 음식 때문이다. 매 끼니 다른 걸 먹고 싶고, 이왕이면 한국에서 보기 힘든 걸 한 번이라도 더 먹고 싶다. 심지어 기다란 메뉴 목록을 만들어 휴대폰에 저장해 두곤 빠트린 게 있는지 연신 확인한다. 식탐인의 삶이란 이런 식이다. 그러니 인천공항에서 튀르키예행 비행기에 올라탈 때부터 굳게 결심한 건 당연하다. 이번 여행에선 반드시 튀르키예 음식만 맛보겠다고. 한식은 귀국해서 얼마든지 먹을 수 있으니까.하지만 일주일쯤 지나면 슬슬 목이 막히는 기분이 든다. 이 텁텁하고 갑갑한 느낌은 뭘까? 분명 다 맛있는데. 양고기와 쇠고기에 온갖 향신료를 요리조리 혼합해 숯불에 구운 케밥도, 납작하거나 도톰한 쫄깃한 빵도, 가지와 토마토를 듬뿍 쓴 푸근한 볶음 요리도, 달콤한 시럽이 줄줄 흐르는 디저트도 하나같이 끝내주는데 말이다. 대체 뭐가 빠진 걸까? 곰곰 생각해 보니, 국물이다. 내가 지금 국물이 너무 아쉬운가 보다. 요리에 끼얹은 소스 정도론 안 된다. 벌컥벌컥 들이켤 만한 거로, 이왕이면 속이 확 풀리는 거로.이럴 땐 역시 이슈켐베 초르바(İşkembe Çorbası)다. 이슈켐베는 반추동물의 내장을 뜻하는 말로, 소와 양의 내장으로 오랫동안 푹 끓인 진한 내장탕이다. 이런 탕류는 메뉴가 수십 개씩 있는 식당보단 딱 그것만 판매하는 곳이 역시 맛있다. 물어물어 찾아가니, 살짝 풀린 눈으로 그릇에 코를 박고 국물을 들이켜는 손님으로 가득한 모습에 믿음이 절로 간다. 이슈켐베 초르바가 테이블에 오르자마자 곧바로 직원이 다른 그릇을 쟁반에 받쳐 들고 온다. 다진 마늘을 식초에 담근 건데, 이 외국인이 생마늘을 먹을 줄 알까 걱정스러운 눈빛이라 씩 웃어주었다. 이래 봬도 마늘의 나라에서 왔는걸. 당연히 크게 한 숟갈 넣고 고춧가루도 듬뿍 친다. 이래야 내장탕이지. 식초에 담근 마늘을 듬뿍 / 사진. ©신예희 양머릿국에도 마늘은 필수다 / 사진. ©신예희 문제는 이 나라의 고춧가루가 전혀 맵지 않다는 거다. 물론 은은한 매운 향이 감돌긴 하지만 한국인의 심금을 울리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도 국물이 빨개지니 기분은 좋다. 아참, 튀르키예의 국밥집에선 공깃밥 대신 에크멕(Ekmek) 빵을 한 바구니 준다. 국밥이 아니라 ‘국빵’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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