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타답다.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치른 생애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경기에서 제시 린가드(32)는 날카로운 어시스트와 특유의 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서울은 16일 일본 도쿄 마치다 기온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ACLE 리그 페이즈 1라운드에서 마치다 젤비아(일본)와 1-1로 비겼다. 5년 만의 복귀전이었지만, K리그에서 파이널B 추락 위기에 놓인 상황 탓에 일부 주축을 빼고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경기 내용은 쉽지 않았다. 전반 31분 소마 유키의 슈팅이 골대를 맞히는 등 위기를 넘겼고, 전반 38분에는 최준이 페널티킥을 얻어냈으나 비디오 판독(VAR) 끝에 취소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는 린가드의 발끝에서 달라졌다. 후반 14분 린가드는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며 수비수를 제치고 낮고 빠른 크로스를 연결했다. 쇄도하던 둑스가 이를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스타성이 돋보였다. 단순히 골 때문만은 아니었다. 린가드는 곧바로 환한 미소와 함께 트레이드마크인 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였고, 이 장면은 경기 직후 AFC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폭발적으로 퍼졌다.

글로벌 매체 '골닷컴'은 린가드의 ACLE 데뷔전을 두고 "관중의 함성은 린가드의 세리머니를 향한 것이기도 했다. 그는 단순한 댄서가 아닌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였다"고 전했다.
다만 서울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후반 35분 모치즈키 헨리 히로키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경기는 1-1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결과와 별개로 린가드의 존재감은 경기장을 넘어섰다. 같은 날 AFC 공식 채널도 린가드의 어시스트와 서울의 득점 장면 영상을 공개하며 집중 조명했다. 일본 현지 팬들 역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댄스를 추던 린가드가 ACLE 무대에서 뛰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골닷컴'은 "린가드의 이름은 이제 아시아 무대 곳곳에서 회자되고 있다. 서울 유니폼을 입은 그의 부활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세계적인 스타의 아시아 도전은 그 자체로도 이목을 끌었다. '골닷컴'은 "린가드가 맨유 시절 보여주던 익살과 재능은 여전하다. 다만 이번에는 단순한 흥행 요소가 아니라, 실질적인 경기력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린가드의 활약은 일본 언론에서도 주요 뉴스로 다뤄졌고, AFC까지 직접 영상으로 홍보하면서 글로벌 화제를 입증했다.
서울은 값진 승점 1점을 챙기며 5년 만의 ACL 무대 복귀전을 마쳤다. 경기 결과는 아쉬웠지만, 린가드는 생애 첫 아시아 클럽 대항전에서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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