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들이 롯데카드 자산건전성 악화에 연이어 경고등을 켜고 있다. 업황 불황으로 카드사 전반의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가운데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안팎으로 향후 추가적인 대손 부담까지 더해질 수 있어서다. 매각 절차 역시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올해 3월말 기준으로 팩토링대출에서 786억원, 법인카드대금에서 793억원 등 총 1500억원에 이르는 부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다. 특히 구매전용카드 부실에 따른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은 법원의 회생계획안을 토대로 2분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홈플러스 관련 부실을 제외하더라도 롯데카드 사정은 그리 밝지 않다. 롯데카드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은 이미 주요 신평사의 신용등급 하향 변동요인 목전에 다가온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카드의 신용등급 주요 하향 변동요인으로 △총자산이익률(ROA)이 0.75% 미만 지속되고 △충당금적립률 180% 미만이 지속되거나 △자본완충력배율 4배 미만으로 하락을 꼽고 있다.
1분기 기준 롯데카드 ROA는 0.2%, 2분기 연속 한기평의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충당금적립률도 1분기 들어 발생한 팩토링 부실 등의 영향으로 141.8%까지 내려왔다. 회사 총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중을 나타내는 자본완충력배율은 4.2배로 점차 하향 추세다.
ROA 1.0%, 레버리지 지표 7.0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한국신용평가의 모니터링 기준 역시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계속되는 부실채권 발생에 따른 손실 충당으로 회사의 자산건전성이 쉽사리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꾸준한 카드 이용실적 점유율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업황 부진 등으로 인해 수익성 역시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기평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이번 팩토링·구매전용카드 손실로 인해 ROA가 가장 크게 하락했했고 최악의 경우에는 적자 시현도 추정된다”면서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 저하가 가속화되거나 거액 부실이 반복될 경우 신용도의 재검토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향후 재무건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최대주주의 매각도 쉽사리 속도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매각을 타진하고 있지만, 정작 매수자 측은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매각가를 낮췄다지만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부실 규모 등 불확실성이 워낙에 많아서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신용등급마저 하향 조정될 경우 건전성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미 롯데카드는 여타 카드사에 비해 낮은 신용등급으로 인해 자금조달에 더 큰 비용이 발생한다. 매각 절차가 장기화될 수록 더욱 불리해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는 물론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비금융사 입장에서도 대손 처리나 여러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다”면서 “단기간에 매각이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