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내려놓고 싶을 만큼 힘들어도 청춘들은 꿈을, 좋아하는 것을 선택했다.
CJ ENM 드라마 프로젝트 ‘O’PENing(오프닝)’ 시리즈 ‘로드 투 외과의사’(연출 김재홍 극본 김세희)는 ‘외과 1년 차 술기 경연대회’를 앞두고 1년 차 막내가 도망친 가운데, 술기 대회 전에 1년 차 레지던트를 잡아와야 하는 3년 차 의국장과 2년 차 레지던트의 고군분투 버디무비이다. 14일 1~2회 연속 방송된 ‘로드 투 외과의사’는 고통과 죽음이 반복되는 ‘병원’이라는 곳에서 치열하게 반짝이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리얼하고 유쾌하게, 또 뭉클하게 그려냈다.
‘로드 투 외과의사’ 세 주인공 김주노(김건우 분), 이대길(이원정 분), 김혜원(정신혜 분)은 천하대학교병원 외과 레지던트다. 각각 3년 차 의국장, 2년 차, 1년 차인 세 사람은 고된 하루하루를 버티기에 급급해 자신이 외과의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를 잊은 지 오래다. 12시간 만에 삼각김밥으로 첫 식사를 하려 하지만 그마저도 갑자기 실려온 응급 환자 때문에 놓쳐버리기 일쑤. 이들에게는 언젠가부터 미래는커녕 당장 내일의 자신이 어떤 모습일지도 보이지 않게 됐다.
전문의 시험을 앞둔 김주노는 천하대학교병원에서 열리는 ‘외과 1년 차 술기 경연대회’에서 1년 차 막내 김혜원이 1등 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래야만 자신이 조금이라도 공부할 시간을 얻을 수 있기 때문. 그런데 김혜원이 “수련을 더는 이어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만 남긴 채 사라져 버렸다.
도망간 레지던트들을 몇 번 잡아와 ‘추노꾼’이라 불리는 김주노는 2년 차 이대길과 함께 술기 대회 전 김혜원을 잡아오기 위해 병원을 나섰다. 두 사람은 김혜원 수첩에 적혀 있는 요양병원들을 찾아다녔다. 김혜원이 요양병원에 취직하려 했다고 추측한 것. 김혜원을 좋아하는 이대길은 그녀가 자신 때문에 그만뒀을까 봐 불안해했다. 그렇게 김주노·이대길 의사버디의 짠내작렬 고군분투 로드무비가 시작됐다.
김혜원 찾기는 쉽지 않았다. 김주노와 이대길은 한 요양병원에서 응급상황을 목격, 환자를 살려냈다. 그곳에는 레지던트 생활이 힘들어 포기한 의사가 있었다. 편할 줄 알고 한 선택이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과도한 업무와 수련의 과정을 마치지 못해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없는 부족한 실력이었다. 이를 본 김주노와 이대길은 씁쓸한 마음으로 다시 김혜원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리스트의 마지막 요양병원에서 김혜원과 만났다. 세 사람은 한밤중 난데없는 추격전을 벌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김혜원이 도망친 것은 힘들어서가 아니라, 재활병원을 계속 옮겨 다녀야 하는 엄마의 상태가 악화됐기 때문이었다. 김혜원의 아버지는 외과의사였지만 과로사했다. 김혜원은 아버지로 인해 늘 외로웠을 어머니 곁을 지키고 싶었던 것이다. 이를 안 김주노와 이대길은 돌아섰다.
왜 외과의사가 되고 싶었는지 되뇌며 돌아가는 김주노와 이대길에게 김혜원이 전화했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응급환자가 발생한 것. 결국 세 사람은 어렵사리 응급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찾았지만, 수술할 외과의사가 없었다. 세 사람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수술실에 들어섰다. 그리고 살려냈다.
김혜원을 두고 병원으로 돌아온 김주노와 이대길은 캔맥주를 나눠 마시며 한탄하다가 그대로 뻗었다. 다음날 늦게 눈을 뜬 두 사람은 황급히 술기대회 현장으로 달려갔다. 엄청 깨질 것을 예상했지만 아니었다. 김혜원이 스스로 돌아와 술기대회를 1등으로 마친 후 친언니의 결혼식에 갔다는 것.
김주노는 “사람을 살리는 게 좋았다”라며 “누군가 왜 외과의사가 되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해줘야지. 누군가 가장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외과의사라고.”라고 했다. 자신이 진짜 외과의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를 되찾고, 진정한 외과의사가 되기 위해 다시금 치열한 삶 속으로 뛰어드는 김주노, 이대길, 김혜원의 모습으로 ‘로드 투 외과의사’가 막을 내렸다.
‘로드 투 외과의사’는 실제 전공의 과정을 마친 전문의 출신 김세희 작가가 극본을 집필해 의료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로드무비 형식은 극에 유쾌함과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세 주인공 김건우, 이원정, 정신혜는 물론 특별 출연에 나선 김남희(강진상 역), 정성일(이신엽 역) 등 배우들은 안정된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또 치열하게 반짝이는 청춘들의 성장을 통해 ‘나는 왜 이 길을 가는가’ 선택에 대한 메시지와 생각거리를 남기며 단막극의 진수를 보여줬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