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아르메니아산 생수 판매 금지…'친서방 행보' 보복성 무역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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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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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아르메니아산 생수 판매를 전격 금지했다.

이를 두고 국제사회 안팎에서는 최근 친서방 노선을 강화하고 있는 아르메니아 정부를 겨냥한 러시아 측의 경제적 보복 조치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위생·보건·검역 기관인 소비자권리보호·복지감독청은 전날 아르메니아산 제르묵 생수에 대해 보건상의 우려를 제기하며 현지 시장 내 판매 중지 조치를 발표했다.

로이터는 이번 행정 조치로 인해 총 6450만 병에 달하는 제르묵 생수가 영향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 당국이 위생검역 기준 위반을 명분으로 삼아 아르메니아산 꽃, 생수, 와인, 브랜디의 수입을 중단한 데 이어 토마토, 오이, 고추, 딸기 등 주요 농산물 품목으로 수입 제한 조치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다음 달 7일 총선을 앞둔 아르메니아의 친서방 외교 행보에 대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지난 2023년 아제르바이잔과의 영토 분쟁 과정에서 러시아의 관계가 소원해진 이후, 서방 국가들과의 결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파시냔 총리는 지난해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하에 아제르바이잔과의 평화 선언에 서명했다.

이어 러시아 중심의 군사동맹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활동 참여를 중단한 것은 물론, 유럽연합(EU) 가입 의사도 밝혔다.

지난 26일에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을 직접 방문해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아르메니아의 EU 가입 절차가 향후에도 계속될 경우, 러시아는 아르메니아와 체결한 에너지 및 원석 공급 협정을 일방적으로 종료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현재 아르메니아는 과거 구소련권 국가들의 경제 통합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의 회원국이다.

지난해 수입 가스의 82%가 러시아산일 정도로 러시아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최대 교역국이다.

영국계 컨설팅업체 실링스의 지정학 리스크 분석가 보타 일리야스는 러시아의 잇단 무역 제한 조치들에 대해 "파시냔 총리의 친서방 노선에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의도"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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