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기업들이 서방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무역 결제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러시아 정부가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러시아24TV 채널과 인터뷰하면서 "실험 체재의 하나로 러시아에서 채굴된 비트코인을 (대외 무역 거래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그런 거래가 이미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국제 무역 결제에서 가상화폐 사용을 허용하는 조항이 포함된 가상화폐 채굴 관련 새 법을 채택했다. 이 법은 러시아에서 가상화폐 채굴을 합법화하고, 러시아 내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채굴 비용을 비트코인으로 지급하는 것을 허용한다. 러시아는 중국, 튀르키예 등 주요 무역 상대국 은행들이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데 신경 쓰면서 무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달 초 현 미국 행정부가 달러화를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기축통화로서 달러화의 역할을 약화했으며, 이에 따라 여러 나라가 대체 자산으로 눈을 돌리게 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누구도 비트코인을 규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은 푸틴 대통령이 가상화폐의 광범위한 사용을 지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김제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