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
“25%에서 50%로 올리겠다” 기습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연설에서 “미국산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철강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해당 조치는 다음 주 6월 4일부터 즉시 시행될 예정으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철강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 인상은 미국 철강산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중국 등 해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 철강·알루미늄 노동자들에게 또 한 번의 큰 호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미 무역법원에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불법이라는 판결이 나온 직후 이뤄져, 보호무역주의 강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철강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이미 기존 25% 관세 여파로 3월 기준 전년 대비 18.9% 감소한 3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업계는 “50% 관세가 현실화되면 수출길이 사실상 막힐 수 있다”며 비상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현대제철 등 일부 기업은 미국 내 생산 확대, 현지 공장 투자 등 대응책을 검토 중이다. 현대제철은 2029년까지 루이지애나에 58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로 기반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트럼프의 이번 조치는 대선을 앞두고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노동자 표심을 겨냥한 정치적 행보로도 해석된다. 그러나 미국 내 철강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불안, 동맹국과의 무역 갈등 심화 등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돌발 관세 인상은 한미 FTA, 글로벌 공급망에도 큰 파장을 미칠 수 있다”며 “한국 철강산업의 수출 전략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