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반값 세일' 무슨 일이냐…연어 사러 마트 갔다가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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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반값 세일' 무슨 일이냐…연어 사러 마트 갔다가 '깜짝'

세계 최대 연어 수출국 노르웨이의 연어 가격이 1년 새 40% 넘게 떨어졌다. 늘어나는 어획량을 소화해줄 나라가 줄어들면서다. 미국은 지난 4월부터 연어에 1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경기 부진으로 예전만 한 소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1일 노르웨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해산물협회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한국에 수출된 연어 가격은 ㎏당 70.3크로네(약 9557원)였다. 1년 전(124.2크로네)보다 43.2% 떨어졌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한국이 수입한 연어 가격(6월 첫째주 기준)은 2022년 123.9크로네에서 2023년 141.0크로네까지 치솟기도 했다.

연어 가격 하락세는 연초부터 이어졌다. 올해 1월 96크로네까지 올랐다가 내림세를 탔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연어값 연중 저점은 여름에서 초가을 사이인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연초부터 빠른 속도로 가격이 빠졌다”며 “수십 년간 찾아보기 어려웠던 하락 패턴”이라고 말했다.

연어값 약세의 첫 번째 이유는 공급 증가다. 올해 1분기 노르웨이 연어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지난해 겨울부터 연초까지 연어 생육에 유리한 환경이 이어진 덕분에 대형 연어 물량이 예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연어 풍년이 예상되면서 연초부터 가격이 불안해졌고 3월 이후 양질의 대형 연어 출하가 급증해 가파른 하락세가 나타났다.

수요 차원의 원인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에 관세장벽을 쌓은 것도 연어 시장에 악재가 됐다. 미국은 4월 이후 노르웨이산 연어에 15%, 칠레산 연어에는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전에는 없었던 관세다.

미국으로 향하는 물량이 아시아와 유럽 시장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이들 지역의 연어 소비도 예전 같지 않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소비 위축이 심해지면서다. 유럽 시장에서는 다소간 수요 회복이 기대되지만 노르웨이의 공급 증가 속도를 상쇄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노르웨이 수산물 전문 시장조사회사 필립 스크레이스 애널리스트는 “관세 부과와 연어 공급 증가가 맞물려 가격 하락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며 “당분간 제값을 받고 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입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올 들어 6월 첫째주까지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량은 8754t으로 전년 동기(7969t)보다 9.8% 늘었다. 2년 전 같은 기간(8529t)과 비교해도 많다. 국내에 유통되는 연어의 대부분은 노르웨이산이다. 현재 롯데마트는 생연어 구이용·횟감용(100g 기준)을 정상 판매가 대비 각각 50% 저렴한 2990원, 3190원에 판매하고 있다.

연어값이 급락하고 있지만 10여 년 전 연어 무한리필 뷔페가 성황을 이룰 정도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5~2016년에는 연어값이 현재의 절반 수준인 ㎏당 30크로네대로 떨어지면서 무한리필 뷔페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연어 뷔페는 2017년 이후 연어 가격이 50~70크로네로 반등하면서 몰락을 맞았다.

라현진/김주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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