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시가 ‘서울의 배후 주거지’라는 한계를 벗고 수도권 교육 지형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남은 한때 자녀 교육을 위해 타 지역으로 이주하는 ‘경유형 도시’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들어선 교육 경쟁력을 앞세워 오히려 학부모들이 하남으로 찾아오고 있다.
28일 하남시에 따르면 2026학년도 대입에서 하남 관내 고교생 387명이 서울 주요 대학과 의·약학 계열에 합격했다. 4년 전 127명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이 같은 변화는 교육을 도시 생존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행정 역량을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동안 하남시는 체험형 교육, 디지털 학습 플랫폼, 맞춤형 멘토링 등 전방위 정책을 통해 교육 환경을 구조적으로 개선해 왔다.
대표 사례로 ‘대학교 캠퍼스 투어’ 프로그램이 꼽힌다. 학생들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대학을 직접 방문해 진로를 탐색하는 방식으로, 2022년 시작 이후 누적 참여자는 1만명을 넘어섰다. 단순한 견학을 넘어 재학생과의 교류를 통해 구체적인 진로 설계까지 이어진다는 평가다.
기업 체험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EBS 등 주요 기업과 기관을 방문해 산업 현장을 직접 경험하도록 설계됐다. 최근에는 초등학생까지 참여 대상을 확대해 진로 탐색 시기를 앞당겼다. 현장에서 만난 전문가들의 경험은 학생들에게 직업 이해를 넘어 도전 의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디지털 전략도 병행됐다. 온라인 통합교육 플랫폼 ‘하이런’은 진로·진학 진단, 학습 콘텐츠, 입시 컨설팅을 결합한 시스템이다. 학생들은 각종 진단검사를 통해 학습 유형을 분석하고 맞춤형 학습 경로를 설계할 수 있다. 동시에 유료 교육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고 학부모 부담을 줄였다.
여기에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 ‘하남드리머즈’가 더해지며 교육 효과를 높이고 있다. 전국 대학생 90여 명이 참여해 1대1 멘토링과 학교 방문 상담을 진행하며 입시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한다. 정보 접근성이 낮은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남시는 교육 투자도 꾸준히 확대해왔다. 매년 약 14억 원을 투입해 지역 내 10개 고등학교의 경쟁력을 고르게 끌어올리는 ‘상향 평준화’ 전략을 추진했다. 특정 학교에 성과가 집중되는 구조를 지양하고 전반적인 학력 수준을 높인 것이 대입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생활 인프라도 강화됐다. 중·고교생의 통학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생통학 순환버스’를 도입해 주요 신도시와 학교를 연결했고, 등·하교 시간대 집중 배차로 이동 시간을 단축했다. 초등학교 신입생에게는 10만 원의 입학지원금을 지급해 학부모 부담을 덜었다.
학교 인프라 확충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사강변도시에는 한홀중학교가 개교해 과밀학급 해소에 기여했고, 남한고는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돼 공교육 경쟁력을 높였다.
하남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교육 행정 독립을 통한 추가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인구 증가에 대응해 ‘하남교육지원청’ 신설을 추진하며 교육 정책의 신속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신설 추진 조직을 꾸리고 학교 신설, 과밀 해소 등 현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하남시청 관계자는 “교육은 도시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지속적인 투자와 인프라 확충을 통해 하남을 대표적인 교육도시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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