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충남아산의 역습 봉쇄라는 커다란 과제를 안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천안=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불리한 경기 흐름을 뒤집는 한 방. 대구FC가 자신들의 상징과도 같았던 역습에 무릎 꿇었다.
대구는 28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024 1차전 원정 경기에서 충남아산에 3-4로 졌다.
1차전에서 패한 대구는 안방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K리그1 잔류를 노릴 수 있다. 양 팀의 2차전은 내달 1일 오후 2시 대구 홈인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다.
올 시즌 K리그1 11위에 머문 대구는 K리그2 2위 충남아산과 외나무다리에서 마주했다. 대구는 2017년부터 누벼온 1부리그 무대를 지키기 위해 충남아산의 도전과 정면충돌했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 대구 색깔을 정리하는 단어는 ‘딸깍’이다. 세징야와 에드가를 중심으로 한 역습 한 방으로 언제든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박창현 대구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이날 경기를 앞두고 대구는 부상 회복 중이던 세징야를 선발로 내보냈다. K리그1에서 주로 선발 대신 교체 투입이 주를 이뤘던 에드가가 파트너를 이뤘다. 박창현 대구 감독은 “그동안 우리가 잘해왔던 걸 준비했다”라며 “안타깝지만 여태 해왔던 것처럼 세징야와 에드가가 뭔가 해줘야 한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맞서는 김현석 충남아산 감독도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안방 이순신종합운동장의 잔디 교체 공사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경기를 치렀으나 “우리가 좋아하는 잔디라 잘할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전했다.
또 인버티드 풀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대구가 인지하지 못하고 수비가 안 되면 고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구는 자신의 장기인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특히 충남아산의 역습은 간결한 패스와 유기적인 플레이가 결합해 더 강력했다.
데니손(충남아산)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전반 11분 역습에 나선 충남아산 김주성이 침투 패스를 보냈다. 패스를 받은 박대훈이 골키퍼와 맞선 기회를 골로 연결했다. 세트 플레이로 한 골을 더 추가한 충남아산은 더 날카로운 역습을 장전했다.
전반 44분 충남아산의 역습 열차가 출발했다. 박세직의 전진 패스를 받은 강민규가 골키퍼를 피해 공을 살려냈다. 문전으로 연결된 공을 박대훈이 마무리하며 세 골 차를 만들었다. 대구가 만회 골로 추격하자 다시 역습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후반 23분 교체 투입된 데니손이 낮게 깔리는 슈팅으로 대구 골망을 출렁였다.
대구는 득점 외에도 충남아산의 날카로운 역습을 막는 데 애먹었다. 경기 후 박 감독은 “우리가 다른 팀에 못지않다고 생각한 역습으로 실점했다”라며 “상대 2선 침투를 타이트하게 막자고 했는데 잔디 상태가 좋고 젖어있다 보니 나가기 어려웠던 거 같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상대가 준비를 잘한 모습이었다”라며 “주의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역습으로 재미를 본 김 감독은 다소 생각이 달랐다. 그는 “우린 상대 공간을 이용하는 패턴 축구를 한다”라며 “역습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내가 생각할 땐 공간을 열어두고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겪은 충남아산의 위력적인 역습은 2차전에서 승리가 필요한 대구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벼랑 끝에서 품은 희망이 잔류로 이어지기 위해선 효과적인 봉쇄법을 찾아야 한다.
대구 선수단이 경기 후 팬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