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원심 무죄부분 파기환송 판결
20년 n번방 이후 소지만 해도 처벌
규정시행 전 합성 성착취 영상 제작
“삭제·처분하지 않았으면 ‘계속범’”
딥페이크 성착취물 소지 처벌 규정이 시행되기 전에 저장한 영상이라도 법 시행 이후까지 삭제하지 않고 계속 가지고 있었다면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A씨의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 사건에서 이같이 판단하고,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대학 여자 동기 등 지인의 얼굴과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의 신체 사진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허위영상물 195개를 만들어 저장한 뒤 2024년 12월까지 소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불법촬영물 113개를 저장해 계속 보관한 혐의도 받았다. 이 밖에도 A씨에게는 청소년성보호법상 영리 목적 성착취물 판매, 성착취물 배포·소지,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등 혐의가 적용됐다.
사건의 쟁점은 허위영상물과 불법촬영물 소지를 처벌하는 개정 성폭력처벌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보관해 온 불법 영상에도 해당 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였다. 딥페이크 성범죄가 급증하면서 허위영상물의 소지·구입·저장·시청을 처벌하는 규정은 2024년 10월 시행됐다. 불법촬영물의 경우에는 2020년 5월 이른바 ‘n번방 사건’ 재발 방지 대책의 하나로, 단순 소지만 해도 처벌할 수 있도록 성폭력처벌법이 강화됐다.
2심은 A씨의 일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허위영상물과 불법촬영물 소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처벌 규정이 시행되기 전에 저장한 촬영물이나 허위영상물을 계속 소지하기 위한 별도의 행위가 없었다면 단순히 보관 상태가 이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성폭력처벌법상 ‘소지’에 대해 “카메라 등 이용 촬영물, 즉 불법촬영물이나 허위영상물을 자기가 지배할 수 있는 상태에 두고 그 지배관계를 지속시키는 행위”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불법촬영물·허위영상물 소지죄를 불법 영상을 보유하기 시작한 때부터 삭제하거나 처분해 더 이상 가지고 있지 않게 될 때까지 범죄가 계속되는 이른바 ‘계속범’으로 봤다.
이에 따라 처벌 규정 시행 이후까지 불법 영상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면 소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별도 행동이 없었더라도 개정법 시행 이후의 소지 행위를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해당 혐의를 다른 혐의들과 함께 판단해 형량을 정해야 한다며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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