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 몬트모렌시 카운티에서 약 2년 동안 플라스틱 뚜껑이 목에 걸린 채 살아온 어린 곰이 마침내 구조됐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지역방송국 WXYZ-TV에 따르면, 미시간 자연자원부(DNR)는 최근 해당 곰의 구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곰은 플라스틱 뚜껑 가운데 지름 약 5인치(약 12.7cm)의 구멍에 머리가 끼여 오랜 시간 고통받아왔다. 문제의 뚜껑은 사냥꾼들이 곰을 유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드럼통 뚜껑과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미시간 주법상 곰 사냥을 위한 미끼통은 사유지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개구부 크기도 1인치 이하 또는 22인치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뚜껑은 기준을 어긴 크기로, 야생동물에 큰 위협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곰은 지난 2023년 처음 무인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당시에는 새끼 곰이었으며, 이후 약 2년간 여러 차례 흔적을 남겼지만 계속해서 붙잡히지 않고 사라지곤 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말, 한 주민이 곰을 목격해 당국에 신고하면서 곰 포획 작전에 들어갔다. 미시간 DNR의 야생동물 생물학자들은 미끼를 설치한 포획 틀을 설치했다. 그렇게 곰은 지난 2일 무사히 포획됐다고 전해진다.
당국은 마취 상태의 곰에게서 플라스틱 뚜껑을 잘라내고, 신체 측정과 건강 상태 확인 등 필요한 조치를 시행했다. 구조 당시 곰은 체중 약 110파운드(약 50kg)로 2살짜리 곰의 평균 체중에 해당했지만, 목 부위에는 뚜껑에 의한 상처와 고름집이 발견됐다. 그 외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치료 후 다시 자연으로 돌아갔다.
미시간 DNR의 곰·모피동물·소형 야생동물 전문가인 코디 노튼은 “뚜껑이나 용기 자체보다 더 위험한 것은 그 개구부의 크기”라며 “곰을 포함한 야생동물이 머리나 신체 일부가 끼는 사고는 부상이나 폐사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사냥용 미끼통이나 플라스틱 용기 등을 관리할 때 야생동물 보호 차원의 책임 있는 행동이 요구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