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휴전 협정에 따른 6차 인질 석방 절차를 15일(현지시간) 시작했다. 이날 석방된 인질은 사샤 알렉산드르 트루파노프(29), 사기 데켈첸(36), 야이르 호른(46) 등 이스라엘 남성 3명이다.
트루파노프는 이스라엘 IT 기업에서 일하던 러시아 이중국적자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때 이스라엘 남부 니르오즈 키부츠(집단농장)에서 납치됐다. 당시 트루파노프와 함께 가자지구로 끌려갔던 할머니 이레나 타티, 어머니 옐레나 트루파노바, 여자친구 사피르 코헨은 전쟁 발발 한달여 뒤 이뤄진 일주일간의 휴전 때 풀려났다.
미국 이중국적자 데켈첸은 하마스 습격 당일 니르오즈 키부츠에서 다른 주민들과 함께 하마스 무장대원들에 맞서 싸우다 붙잡혔다. 아르헨티나 출신 유대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호른은 니르오즈 자택에 있다가 납치됐다.
이스라엘은 인질 3명이 풀려난 대가로 이날 팔레스타인 수감자 369명을 석방한다. 이 가운데 36명이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들은 국제적십자사의 차량에 탑승하기에 앞서 현장에 마련된 무대에 올라 기념촬영을 하고 감사 인사를 한 뒤 휴전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무대 주변에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주변 아랍국으로 강제 이주시키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 구상에 반대하는 문구를 담은 배너도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9일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에 합의하면서 6주(42일)간의 휴전 1단계에서 인질 총 33명을 풀어주기로 했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904명을 석방하기로 했다. 이미 앞서 5차례에 걸친 석방과정에서 인질 21명과 수감자 730여명이 각각 풀려난 상태다.
하마스가 지난 10일 돌연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어겼다고 주장하며 인질 석방 무기한 연기를 선언해 긴장감이 돌았으나, 이집트와 카타르 등 휴전 중재국이 나서 구호품의 가자지구 반입 등을 보장하기로 하면서 결국 인질·수감자 교환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