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데뷔전서 홀드에 화끈한 포효까지…다시 돌아가는 고효준의 야구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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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준(두산 베어스)의 야구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고효준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와 홈 경기에 두산이 3-1로 앞서던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시작부터 좋았다. 권동진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황재균에게는 볼넷을 범했으나, 강백호를 2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그렇게 이닝을 마감한 고효준은 화끈한 포효를 선보이며 더그아웃으로 복귀했다.

고효준이 1일 잠실 KT전에서 임무를 마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두산 제공

고효준이 1일 잠실 KT전에서 임무를 마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두산 제공

1일 잠실 KT전에서 공을 뿌리고 있는 고효준. 사진=두산 제공

1일 잠실 KT전에서 공을 뿌리고 있는 고효준. 사진=두산 제공

최종 성적은 0.2이닝 1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 아쉽게 이후 두산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3 무승부에 그쳤지만, 고효준에게는 홀드가 주어졌다.

이로써 42세 2개월 23일인 고효준은 역대 두산 최고령 등판 기록을 세웠다. 종전 구단 최고령 등판 기록은 1996년 9월 박철순(40세 5개월 23일)이 가지고 있었다.

KBO리그 전체로는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 부문 1위는 2009년 9월 송진우(당시 한화 이글스)의 43세 7개월 7일이다.

아울러 고효준은 두산 구단 자체 최고령 홀드와 최고령 탈삼진 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 최고령 홀드는 2022년 6월 이현승이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따낸 38세 8개월 4일이었고, 최고령 탈삼진은 1996년 9월 박철순이었다.

1일 잠실 KT전에서 여러 기록들과 마주한 고효준. 사진=두산 제공

1일 잠실 KT전에서 여러 기록들과 마주한 고효준. 사진=두산 제공

지난 2002년 2차 1라운드 전체 6번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된 고효준은 이후 SK 와이번스(현 SSG),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를 거쳐 2022시즌부터 다시 SSG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까지 통산 601경기(890이닝)에서 47승 54패 4세이브 56홀드 평균자책점 5.27을 써냈다.

다만 2024시즌에는 좋지 못했다. 26경기(22이닝)에 출전했으나, 2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8.18에 그쳤다. 결국 시즌 후 방출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야구를 계속하고자 하는 고효준의 의지는 컸다. 소속이 없는 상황에서 홀로 몸 상태를 끌어올렸고, 그 결과 지난 달 17일 두산과 총액 1억 원(연봉 8000만 원·인센티브 2000만 원)의 조건에 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날에는 오랜만에 홀드를 수확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2일 오전 기준 12승 1무 18패로 8위에 머물고 있는 두산은 불펜진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홍건희가 부상으로 아직 1군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으며, 최지강, 이병헌 등도 부침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경험이 풍부한 고효준이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두산은 큰 힘을 얻게된다.

1일 잠실 KT전에서 힘껏 포효하고 있는 고효준. 사진=두산 제공

1일 잠실 KT전에서 힘껏 포효하고 있는 고효준. 사진=두산 제공

연합뉴스에 따르면 고효준은 1일 KT전을 앞두고 “(무적 상태였을 때) 계속 운동하고 있었다. 아카데미에서 레슨도 하면서 훈련을 병행했다. 몸 상태는 아주 만족스럽다. 볼 스피드는 둘째 치고, 변화구나 이런 부분도 많이 좋아졌다”며 “이승엽 감독님께 제가 ‘악을 보여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동안 두산 경기를 좀 봤는데, 냉정히 이야기하면 답답했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두산은 ‘허슬 두’라는 별명처럼 악이 있던 팀이고, 7회 이후 후반에도 강했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이 조금 없어진 것 같다”며 “제가 그런 부분에서 솔선수범하면 선수들이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효준은 “두산은 원래 불펜이 좋은 팀이다. 지금은 잠깐 힘든 시기라 생각한다. (이승엽) 감독님께 ‘(저를) 막 써주십시오’라고 말씀드렸다”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과연 건재함을 과시한 고효준이 앞으로도 호투하며 두산 불펜진에 힘을 보탤 수 있을 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고효준의 활약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사진=두산 제공

고효준의 활약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사진=두산 제공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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