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인공 눈' 사용 급증→"자연설 가능한 곳에서만 순환 개최하자" [이종성의 스포츠 문화&산업]

1 day ago 5

2026 동계올림픽 스키 종목이 열리는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전경. /AFPBBNews=뉴스1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최근 20년간 가장 큰 비판을 받고 있는 대회는 단연 동계 올림픽이다. 전세계적 기후 위기 상황에서 천문학적 비용으로 인공설을 만들어 대회를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동계 올림픽의 가장 심각한 이슈는 인공 눈 사용 비율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2014 소치 대회 설상 종목 코스에서는 인공설이 80% 사용됐고 2018 평창에서는 90%로 늘어났다. 4년 전 펼쳐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는 사실상 100%의 인공설이 사용됐다.

인공설 사용이 늘어난 근본적 이유는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겨울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스키 등의 경기에 필요한 적설량을 맞추기 어려웠다.

1920~50년대 열린 동계 올림픽 개최지의 평균 기온은 섭씨 0.4도였지만 2022 베이징 대회 기간 평균 기온은 섭씨 6도를 넘었다.

인공설 사용 비율이 높아지면 동계 올림픽 개최지의 대회 운영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갑자기 많은 물을 끌어 모아 제설기로 인공설을 만드는 동안 인근 지역의 생태계는 심각하게 훼손된다.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 앞에서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이 펼쳐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런 이유 때문에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2026 동계 올림픽 개최지를 이탈리아의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로 결졍했다. 이미 1956년 동계 올림픽을 열었던 코르티나담페초에서는 100% 자연설로 설상 종목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점이 IOC의 개최지 결정에 중요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오는 2월 6일(현지시간) 개막식이 펼쳐지는 2026 동계 올림픽에서도 IOC의 기대와는 달리 적지 않은 인공설이 사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동계 올림픽 개최 기간 코르티나담폐초의 평균 기온이 4.2도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해 12월부터 코르티나담페초의 기온이 예년에 비해 높아지자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의 요한 엘리아쉬(64) 회장은 깜짝 발언을 했다.

지난 해 12월 22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엘리아쉬 회장은 향후 동계 올림픽은 최대한 자연설 위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지역에서 순환 개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 마디로 겨울철에 적설량도 충분하고 이미 경기장 인프라가 잘 조성된 곳에서만 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의미다.


요한 엘리아쉬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회장. /AFPBBNews=뉴스1

그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인공설 사용 비율의 증가와 이에 따른 대회 운영비 상승 문제는 더 이상 동계 올림픽 개최지가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로 평가했다. 또한 동계 올림픽이 끝나면 사실상 효과적인 활용이 어려운 경기장을 신축하느라 들어가는 개최지의 비용까지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현재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의 스키 활강 코스가 있는 보르미오에는 눈이 전혀 없다. 이 때문에 보르미오에서는 동계 올림픽을 위해 야간에 인공설을 만들어 활강 코스를 정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낮에는 기온이 높아 인공설을 만들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탈리아 중앙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공설까지 활용해야 하는 대회 조직위원회는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스웨덴 IOC 위원으로도 활동하는 엘리아쉬 FIS 회장은 지구 온난화로 동계 올림픽 개최 비용이 더욱 상승하는 상황에서 개최지 풀을 미리 정해놓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인공설 사용으로 초래되는 환경과 경제문제를 해결하면서 동계 올림픽을 치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는 의미다.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제1회 대회가 열렸던 동계 올림픽은 이번 엘리아쉬 회장의 발언으로 큰 전환점에 서게 됐다.


이종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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