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디지털 금융시대, 레그테크 활성화해야

디지털 금융 발전은 금융산업 전반에 혁신을 촉진하고 있다.

핀테크의 발전과 함께 규제 준수 및 리스크 관리를 지원하는 기술, 이른바 레그테크(RegTech)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레그테크는 규제와 기술(Regulation + Technology)의 결합으로, 복잡해지는 금융 규제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규제를 효율적으로 준수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금융 접근성과 편리성을 확대했지만, 동시에 새로운 리스크와 규제 준수의 어려움도 초래했다. 이 과정에서 레그테크는 기술적 솔루션을 통해 규제 준수 과정을 자동화하고 간소화해 금융 기관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예를 들어 자금세탁 방지(AML), 거래 모니터링 등과 관련된 업무는 레그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될 수 있어 오류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레그테크는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규제 환경 속에서 기업들에게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규제가 복잡해지고 규제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전통적인 수작업 방식으로는 이를 따라잡기 어렵다. 레그테크는 최근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규제 변화 추적을 가능한 수준까지 고도화됐다.

이러한 기술은 기업이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운영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레그테크 적용과 도입이 아직까지 미미하다.

레그테크 솔루션이 도입되기 위해서는 관련 데이터의 정확성과 신뢰성이 확보돼야 한다.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거나 잘못된 기준으로 분석된다면, 이는 더 큰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기관과 기술 제공 업체는 데이터 관리와 품질 보증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마이데이터 활성화 방안과 관련 레그테크를 의무도입하거나 별도 가이드라인을 신설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또 레그테크가 글로벌 금융 생태계에서 효과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규제 당국 협력과 지원이 필수다. 규제 당국은 기술 혁신을 장려하는 동시에, 레그테크 솔루션이 금융시장 투명성과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명확한 표준을 제시해야 한다. 현재 많은 레그테크 기업이 있지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수요가 없기 때문이다. 레그테크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중소 금융기관을 위한 지원책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국내에서도 레그테크의 도입 움직임과 필요성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자금세탁방지와 관련 자동화된 솔루션이 도입되며 금융기관의 규제 준수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아직 기술 활용 범위와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낮은 것이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긴밀히 협력해 레그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환경 조성에 나서야 할 때다.

앞으로 레그테크는 단순히 규제를 준수하는 수단을 넘어, 금융 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이고 더 나은 금융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2025년 디지털 금융 시대를 맞이하며 레그테크를 금융의 미래 허브기술로 육성하는데 혜안을 모아야 한다.

길재식 기자 osolgil@etnews.com